매일신문

경북대 부근서 11년째 하숙집 운영 조정희 씨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엄마처럼 혼내요"

'우리 하숙집 아줌마가 최고!'

올해로 11년째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조정희(55·대구시 북구 산격동)씨. 하숙생들에게 엄마이자 이모다.

"무엇보다 밥이 제일 맛있어요." 1년째 장기하숙하고 있는 박상미(28·여) 씨는 "아플 때는 약도 사주시고 배가 아프다고 하면 매실차를 직접 달여주세요."라며 아줌마자랑을 시작한다. 밥맛 소문이 나자 자취하는 한 여학생은 아침 저녁으로 밥먹으러 오기도 한다.

박 씨는 "연세가 있어서 (우리를) 이해못할거라 생각했는데 하숙을 오래해서 이 나이 때의 우리 고민들을 너무 잘 알아요."라면서 "아줌마의 한마디로 해답이나 노하우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점이 다른 집에 비해 좋아요."라고도 말했다.

저녁식사시간이 다가오자 아줌마 손길이 바빠졌다. 아닌게 아니라 된장, 간장은 물론 막장까지 아줌마는 손수 담근다. 오늘 먹을 수육과 함께 먹을 '배추겉절이'가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10여년간 하숙치면서 애들 2명 다 대학보내고 큰 딸은 시집을 가서 손자까지 봤어요. 이만하면 된 것 아닌가요."

이 집에서는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하숙생이 없다. "우리 집에서는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엄마처럼 혼내요." 하숙생들이 손꼽는 '최악의 하숙집'은 하숙생들끼리 어울려 밤늦게까지 술마시는 문화가 전통인 집.

11명 하숙생의 반장으로 통하는 박 씨는 "룸메이트가 맘에 안들어서 아줌마에게 얘기했다간 혼나요."라며 "세상살다보면 이런 저런 사람 만나게 된다고 달래준다."고도 말했다.

조씨는 "다 내 자식같은데 함부로 할 수가 없어요."라며 바쁘게 밥을 펐다.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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