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딱 반걸음만 앞서가라

딱 반걸음만 앞서가라/이강우 지음/살림 펴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기억할 만한 광고 몇 가지. 그 중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보일러 광고와 탤런트 김혜자 씨가 찌개를 숟가락으로 맛보며 '그래, 이 맛이야'라고 다정하게 말하는 광고. 이 광고의 주인공은 바로 '기획의 전설'이라 불리는 이강우 씨의 작품이다. 이 글은 광고계에 30년간 몸담으며 최고의 기획자로 자리잡았던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저 여행 이야기, 친구를 만난 이야기, 광고 이야기 등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가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비결들이 숨어있다.

저자는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한 가지 조언을 한다. 우리는 한 달에 몇 장의 명함을 주고받을까. 수백 수천장의 명함 중 50%의 사람에게 연하장을 한번이라도 보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남들보다 폭넓은 사회생활을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연하장을 보낸 25%의 사람 중 다시 50%의 사람과 한번이라도 전화통화를 했다면 그 사람은 남들보다 사회적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명함을 받은 사람 중 1.5%의 사람과 간혹 술 한잔 하는 관계로 발전한다면 그 때는 단순히 알고 지내는게 아니라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화려한 이력을 앞세워 독자들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 그저 자신의 경험을 조곤조곤 풀어놓음으로써 독자들을 자연스레 생각의 장으로 끌어들인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광고계의 숨은 이야기도 덤으로 들을 수 있다. 264쪽, 1만2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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