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에서 잡지는 힘든 사업으로 악명(?) 높다.
뉴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전통적인 형태의 잡지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대구에서 문화 전문잡지 '월간 르네상스'가 창간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대구 잡지의 '인큐베이터'를 자처하고 나선 이가 바로닷컴의 이도원(46) 대표다. "패션도시라고 해놓고는 그 흔한 패션잡지 하나 없는 것이 대구입니다." 잡지명을 르네상스로 정한 것도 "대구의 문예부흥운동을 해보자는 뜻"이라고 했다.
'월간 르네상스'는 대구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행사와 문화계 소식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숨어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싣는 문화잡지. 3월 창간호에는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로 토종뮤지컬의 흥행신화를 쓰고 있는 뉴컴퍼니의 공동대표 이상원, 이응창 씨와 사진인생 30년의 사진작가 차용부 씨의 작품세계를 심층 취재했다.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문화에 대한 '지방의 반란'이라고 해야 할까. 이 씨는 "대구에서 출발해 세계를 지향하는 잡지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말했다. 대구의 독자 뿐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에도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벌써 달러를 벌고 있습니다." 미국 한인교포들의 소식지를 그가 제작하고 있고, 그 결제를 달러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접촉한 것이 아니라 한인들이 미리 알고 제작의뢰를 해왔다."고 했다.
"특히 서울 뿐 아니라 외국에 있는 이들이 고향의 소식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들이 모두 독자들인 셈"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10년 전 이미 대구에서 영화잡지 '영화저널'을 만들었다. 이후 웨딩잡지 '오뜨'를 서울과 공동 창간했고, 자동차 전문잡지 '즐거운 운전'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대구의 병원의 소식지도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쳐 나오고 있다. 5년 전에는 대구MBC의 사외보 '월간 대구MBC라이프'를 제작해 생활과 문화, 경제, 패션 등 각 장르를 망라하는 종합잡지로 키운 바 있다.
잡지 판매로는 수익이 되지 않는다. 그는 병원을 비롯한 소식지 제작에서 나오는 수익을 모두 '월간 르네상스'에 쏟아 붓고 있다. "대구에서 문화잡지가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소식지의 제작을 의뢰한 분들"이라고 했다.
창간호는 5천부를 발행했다. 창간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일단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그에게 '월간 르네상스'는 첫 출발점이다. 앞으로 푸드, 패션, 교육, 경제, 정치 등 다방면의 세분화시켜 각각의 전문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