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國(전국) 시기 魏(위)나라의 文侯(문후)는 孔子(공자)의 제자 子夏(자하)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특히 賢人(현인)을 좋아했다. 다섯 나라와 국경을 접한 위나라는 부국강병을 도모하기 위해 뛰어난 인재들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문후 아래서 내정개혁을 도운 신하에 李克(이극)이란 자가 있었다. 중국 형법의 원형인 '法經(법경)'편찬과 곡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법률 제정 등 많은 공적을 남긴 사람이다.
○…어느 날 문후가 두 명의 宰相(재상) 후보를 놓고 이극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극이 대답했다. "평소에 어떤 사람과 친한가, 부유할 때 돈을 어떤 사람에게 쓰는가, 지위가 높을 때 어떤 사람을 채용해서 쓰는가, 궁지에 몰렸을 때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가, 가난할 때 부정한 짓을 해서 물건을 취하지 않았는가. 이 다섯 가지만 보면 제 의견은 들으실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세계 제2의 갑부인 미국의 워런 버핏(76)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후계자 찾기에 나서 화제다. 383억 달러(약 36조 원: 2006년 말 현재)의 현금을 운용하는 엄청난 자리다. 그가 과연 누구를 선택할지 세인들의 호기심이 뜨겁다. 버핏이 누군가. 어마어마한 부자이면서도 수십 년 전 구입한 낡은 집에 살며, 12달러 짜리 이발소를 애용하고, 햄버거와 체리 콜라를 즐겨먹는 검소한 괴짜다. 지난해엔 개인 재산의 85%에 달하는 374억 달러 상당 주식을 빌 게이츠 재단 등에 기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버핏이 내놓은 후계자의 조건을 보니 "과연…"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독립적인 사고방식, 위기를 인식하고 피하는 능력, 감정적으로 안정돼 있고, 인간과 기관의 행동에 대해 예민한 통찰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회사 CEO(최고 경영자)다운 慧眼(혜안)과 人性(인성), 전문 능력을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회사를 轉轉(전전)하거나 돈만 밝히는 사람은 사절"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현재 그는 현재 3명의 후계자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여성일 수도, 복수일 수도 있음을 암시해 더욱 흥미롭다. 대부분 자녀들에게 기업을 대물림하는 우리 풍토에서 버핏 회장의 선택은 참으로 신선해 보인다. 별명'오마하의 현인'(고향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딴)답다. 부친의 선택을 존중하는 중년의 세 자녀들도 멋있지 않은가.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