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입학했어요."
2일 전교생이 20명 남짓한 봉화 춘양면 서벽리 서벽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56세 신입생'이 손자뻘 학생들과 어울려 입학식을 가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 학교에서 10여 리 남짓 떨어진 서벽2리에 사는 김분조(56·여) 씨.
손자를 데려왔을 법한 김 씨는 이날 7세 어린이 6명과 함께 당당히 입학식을 치렀다.
"난생 처음 정규학교에 발을 디뎌보게 됐다."는 김 씨는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입학식을 마치고 담임교사 안내로 1학년 교실에 들어설 때는 어린아이마냥 웃음이 가득했다.
딸만 7명인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난 김 씨는 언니들과 마찬가지로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채 스무 살 되던 해 이웃 마을로 시집가 1남 4녀를 낳아 훌륭하게 잘 키워낸 한 가족의 어머니다.
"아이들을 하나둘 키워 출가시키고 나니 뭔가 허전한 생각이 들었어요. 더 늦기 전에 공부를 해야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무슨 학교냐?"고 손사래를 쳤지요. 수소문 끝에 집에서 20여 리 떨어진 '춘양야학'을 소개받았지만 거리가 멀고 밤시간이라 도저히 엄두가 안났어요. 그러던 중 가족들 격려와 보살핌으로 정규학교 입학을 결심하게 됐어요."
김 씨는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방해나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뒤늦은 공부지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해서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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