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연속 교과서 따라잡기)야생동물 흔적찾기

자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이자 중요한 교육의 장이다. 자연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험을 통해 자연 현장에 대한 호기심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기를 수 있다. 자연체험의 결과물로 보고서와 같은 글쓰기까지 할 수 있다면 전인적인 통합교육의 모델이 될 것이다.

이번 주부터 아이눈체험교육원, 허브힐즈와 공동으로 대구 인근의 다양한 자연체험장에서 교과서와 관련된 자연체험학습을 진행한다.

▨ 야생동물 흔적 찾기

"겨울에 산에서 동물을 본 적이 있는 사람?", "겨울잠 자잖아요.", "봤어요. 꿩."

아이들은 대개 고개를 갸우뚱한다. 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일 것이다. 봄이 다가왔지만 산은 아직 겨울 상태다. 꿩이나 토끼 같은 야생동물을 더러 만나지만 이미 동물은 사람들을 피해 다녀 만나기가 어렵다. 이럴 때 동물의 흔적을 통해 동물들의 행동을 짐작, 관찰할 수 있다. 야생동물 관찰은 조류, 포유류, 곤충류 등으로 나뉜다. 종류마다 관찰하는 방법이 다 다르다.

▶조류 흔적 찾기

조류는 물새와 산새로 나눠서 관찰한다. 물새는 저수지, 습지 등에서 철새 도감과 함께 망원경으로 관찰한다. 눈으로 보면 다 똑같은 모양의 오리류들이지만 고배율 쌍안경(초보자들은 배율 높은 쌍안경이 좋다)으로 머리와 부리, 깃털의 색으로 구분한다. 암놈보다는 수놈이 더 화려한 색상을 갖고 있어 수놈으로 도감을 찾는다.

철새들이 이동할 때 무리지어 나는지, 한 마리씩 흩어져 나는지 관찰한다. 또 날아가는 시간과 방향을 기록하고 도감을 통해 철새인지, 나그네새, 텃새인지를 구분한다.

산이나 들에서 만나는 산새와 들새 역시 망원경이 필요하다. 다만 물새보다는 흔적이 많아 흔적 찾기가 재미있다. 장기적인 관찰을 위해서는 가을에 새집을 만들어서 달아두면 봄에 둥지를 만들기까지 겨우내 여러 가지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선물이란 새의 배설물이다. 새는 소화되지 않은 씨앗을 갖고 있어 배설물을 물에 풀어 씨앗을 받아 화분에 심어둔다. 어떤 식물이 자라게 될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새가 찾아오게 하려면 인근 야산에 먹이 식탁을 만들고 3cm 가량의 얕은 모이용 물이나 목욕용 물을 준비한다. 먹이로는 빵, 쌀, 조, 해바라기씨, 옥수수 등을 준비한다. 감, 사과, 귤과 같은 과일을 나뭇가지에 꽂아 놓고 매일 관찰하는 방법도 좋다. 새의 발자국이나 깃털, 과일 등에 남은 부리 흔적으로 새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포유류 흔적 찾기

얼마 전 학생들과 함께 앞산 용두골에 갔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먼저 살폈다. 동물들은 물을 찾아 계곡으로 내려오기 마련이다. 한 아이가 도롱뇽 알을 봤다고 난리다. 길쭉한 원 모양의 도롱뇽 알을 나무막대기로 건져들고 손으로 만져 보기도 한다. 물컹거리는 우무질 때문에 느낌은 그리 좋지 않다. 길이는 10cm 가량 되고 알이 22개다. 아이들은 0.5cm당 알이 한 개씩 있다는 걸 알았다. 알의 크기는 3mm 정도. 3~4주가 지나면 알에서 깨어난다.

아이들과 자연으로 나갈 때 준비물은 줄자, 비닐장갑, 흰 비닐 봉투, 핀셋, 루페, 컵, 흰 종이 등이 필요하다. 배설물을 통해 동물의 종류를 알 수 있다. 배설물이 동글동글하면 초식동물이다. 다람쥐, 산토끼, 노루, 고라니 등이다. 반면 크기가 크고 길쭉하고 냄새가 많이 나면 육식성 동물로 너구리, 멧돼지, 족제비들이다.

또한 아무데서나 볼일을 보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한 곳에 모아 누는 동물이 있다. 너구리, 곰, 족제비, 토끼, 산양은 한 군데 모아서 눈다. 일종의 배설자리를 마련해두고 있다. 오소리는 굴을 얕게 파서 그 입구에 배설하고 고양이는 배설하고 난 다음 흙으로 덮는다는 점이 특이하다. 족제비, 담비, 수달은 돌 위에 배설하기도 한다. 기록은 배설물의 크기, 위치, 모양을 기록하고 스케치한다. 발자국을 관찰할 때는 모양, 크기, 걸음의 거리, 발자국의 무리로서 어떤 동물인지를 파악하고 유추해낸다.

▶구멍에서 흔적 찾기

자연 속에는 많은 구멍이 눈에 띈다. 나무 밑둥, 경사진 땅, 바위 틈, 흙더미에 뚫린 굴 등이 보인다. 나무에 난 구멍은 딱따구리가 낸 것이거나 날다람쥐의 집이다. 나무 밑둥엔 너구리와 오소리의 집이 있다. 구멍을 찾으면 입구의 크기를 잰다. 너비와 높이, 그리고 어떤 동물인지 상상해본다. 구멍을 발견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손이나 나무막대기를 넣으면 안 된다. 놀란 동물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동물에 따라 '흔적'의 모양이 다 다르다. 흔적이 동물의 생존전략임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동물은 절대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 모두 저마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배울 수 있다. 동물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이다.

산에서 낙엽을 자세히 살펴보면 낙엽이 떨어진지 오래돼 썩은 부엽토와 금방 떨어진 낙엽이 섞여 있다. 오래된 낙엽은 활엽수의 여러 나무에서 가을에 떨어져 이미 부패한 것이다. 아직 부패하지 않은 낙엽은 도토리가 열리는 상수리나무들이다. 상수리나무는 겨울이 되어서야 낙엽을 떨군다.

낙엽 더미나 썩은 나무, 돌 밑을 뒤져보자. 낙엽은 땅의 옷이다. 또한 많은 미생물들의 집이다. 쥐며느리, 지네, 노래기, 달팽이들이 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들에 의해서 나무가 썩고 낙엽이 썩어서 없어지는 과정을 통해 생명의 순환을 이야기할 수가 있다.

제공 : 아이눈체험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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