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교위기 살린 '애향'…영천 중앙初 화남분교

출향인사 동창회장 거금 괘척 학교 개선

초증학교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 들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해까지 전교생 9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학교가 올해는 신입생 4명을 포함해 학생수가 32명으로 크게 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불과 6개월 전만해도 통·폐합 대상 학교로 지정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영천 중앙초등학교 화남분교가 5일 2007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을 갖고 힘찬 출발을 했다.

이날 입학식에는 조병인 경북도 교육감과 전준수 영천교육청 교육장 등 교육계 수장들이 대거 참석, 폐교위기에서 벋어난 시골 초등학교의 재 출발을 격려했다.

화남분교의 재기는 출향한 동창회를 중심으로 학교 살리기운동에 나선 것이 주효한 때문.

경기도 양주군에서 주방용품 제조업을 하는 조태호(57) 씨가 지난해 총동창회장이 된 뒤 화남분교 선생님과 동창, 마을주민들과 함께 학교 구하기에 나섰다.

동창회 등은 화남분교의 위기는 학생이 없어서가 아니라 여건이 좋은 영천 시내로 학생들이 전학을 가버려 폐교 위기에 몰렸다는 점에 착안, 면학 여건을 개선해 나가는데 힘을 모았다.

송학식품 성호정 회장이 학교의 리모델링 등 면학 여건 개선을 위해 1억1천만 원을 내놓았으며, 동창들도 모금운동에 동참, 3억 원을 만들었다.

지역에 거주하는 동창들은 백방으로 뛰어 다니며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설득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해 2학기 인근의 타 학교로 빠져나간 학생들이 돌아오며 학생수가 3배 이상 늘어났고 학급도 2개반으로 늘어나 농촌 소규모학교 살리기 시범학교로도 선정이 됐다.

화남 분교는 특성화 교육과정으로 컴퓨터와 영어, 미술, 피아노, 수학 교육을 방과 후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해 학부모들을 크게 만족시키고 있으며, 통학 차량 2대와 각종 학습 기자재도 새로 들여 왔다

시내의 초등학교에서 화남 분교로 형제를 전입시킨 강영진(여) 씨는 "유치원과정을 이 학교 부설 유치원에서 시작했으나 교육 환경이 열악해 초등학교는 영천시내로 보냈는데, 학교와 동창회의 설득으로 전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태호 총동창회장은 "오는 2009년에는 분교가 아닌 화남초등학교라는 정식 명칭을 반드시 되찾겠다."면서 "동창회와 학부모, 경북도 교육청도 돌아오는 농어촌 학교를 위해 금전적인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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