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대통령 임기말 인사 '마이웨이'

헌법기관장 호남출신 일색…임기말 권력누수 차단

노무현 대통령은 한명숙 국무총리 후임으로 한덕수 전 경제부총리, 이병완 비서실장 후임에 문재인 대통령 정무특보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임기 말 국정 마무리에 버팀목이 돼야 할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의 수장이다. 이르면 총리는 8일, 비서실장은 다음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한덕수-문재인 카드'는 내각은 실무형, 비서실은 친위 체제로 요약된다. 한 전 부총리는 정치색이 약한 반면 한·미 FTA체결지원위원장과 한·미 FTA대통령 특보를 맡고 있어 한·미 FTA체결 이후 후속대책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적임자란 평이다. 문 특보는 '왕특보'라고 불리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보면 노 대통령이 '마이웨이'를 선언, 임기말을 확실히 마무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풀이다.

당초 임채정 국회의장(전남 나주), 이용훈 대법원장(전남 보성),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전북 임실)등 헌법기관장이 모두 호남출신이라 전주가 고향인 한 전 부총리를 총리로 지명하기에 부담있을 것이란 관측이 강했다. 결국, 그를 총리로 지명하는 것은 임기 말에 지역안배 등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겠다는 선언에 다름아니라는 것이다. 부산출신인 문 특보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실제 청와대와 내각을 보면 부산·경남과 호남이 절대 강세다. 참여정부 초반엔 지역안배가 이뤄졌으나 최근 들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인사 기류다.

때문에 대구·경북출신은 한마디로 추풍낙엽이다. 청와대 수석급에 대구·경북 출신은 아예 없고 비서관급에서는 많은 역할을 했던 남영주 전 민정비서관은 최근 소리소문도 없이 밀려났다. 호남출신으로 부산에서 대학을 나온 전해철 민정수석과 갈등이 원인이란 후문이다.

이처럼 노 대통령이 지역안배 관례를 무시하고 부산·경남과 호남출신의 전진배치는 정치적 지지기반을 든든히 하려는 포석이란 시각도 있다. 여론지지가 약한 상황에서 임기 말 권력누수를 막고,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려면 지지기반만이라도 단단히 묶어놔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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