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당뇨가 가장 큰 원인인 만성 콩팥병 환자가 최근 크게 늘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석이나 콩팥이식 수술을 받아 대한신장학회에 등록된 말기 콩팥병 환자는 1986년 2천534명에서 2005년 4만 4천333명으로 19년 동안 15배 이상 늘었다. 또 이 학회가 전국 39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지난 2005년 1년 동안 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32만 9천581명을 분석한 결과,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된 경우가 7.7%로 당뇨병(4.2%), 빈혈(3.5%) 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 받은 사람 가운데 콩팥 기능이 50% 이하까지 떨어져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상은 2.67%로 조사됐다. 특히 고혈압은 만성 콩팥병 초기 단계부터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만성 콩팥병 1기 환자의 22.5%, 2기는 24.9%, 3기는 30.5%, 4기는 39.8%, 5기는 54.1%로 만성 콩팥병이 없는 경우(16.6%)보다 고혈압 유병률이 크게 높았다.
김용림 대한신장학회 투석이사(경북대병원 교수)는 "말기 콩팥병 환자 수가 매년 10% 정도 늘고 있다."며 "콩팥병은 당뇨병(43%), 고혈압(16%) 등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이런 성인병을 잘 관리하고 싱겁게 먹는 식사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김 교수는 "만성 콩팥병은 투석이 필요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암환자의 평균 생존율보다 낮을 정도로 매우 위험하지만, 미리 발견하고 전문의를 통해 관리한다면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한신장학회는 8일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만성 콩팥 질환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예방과 치료를 돕기 위해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을 비롯한 전국 70여개 종합병원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만성 콩팥병 무료 검진과 공개 강의를 한다. 또 연예인 김호진, 김지호 부부와 '사랑실은 교통봉사대'를 각각 연예인, 일반인 홍보대사로 위촉해 홍보 행사를 열 계획이다.
세계 콩팥의 날은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이 콩팥 보호 캠페인을 위해 공동으로 제정한 날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2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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