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충남 서해 앞바다에 추락한 KF16 전투기 사고는 '엔진 정비불량'에 따른 人災(인재)로 결론이 났다. 공군 사고조사위원회는 5일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이 난 엔진 부품을 제때 교체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했다. 이 사고에다 지난달 초 대구에서 발생한 최신예 F15K 전투기의 날개 파손 사고가 겹치면서 공군의 직무기강 解弛(해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 엔진 제작사는 1993~1994년에 제작된 KF16 전투기 엔진의 부품 결함을 발견해 정비시 반드시 교체하도록 통보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문제의 엔진을 부착한 사고기는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비행하다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사고기 정비서류에는 "엔진 분해 결과 이상이 없다"고 기록돼 있었다. 대충대충 검사를 했거나 허위로 정비 서류를 작성해 상부에 보고했다는 이야기다.
공군은 정비사를 포함해 관련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하지만 공군 지휘부의 책임도 없지 않다. 한 대에 4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조종사의 목숨과 직결되는 군 장비인데도 그냥 서류 기록만 믿고 안이하게 넘어간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근무기강이 엄정하고 기본적 직무에 충실했더라면 이 같은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공군의 잇단 사고 소식에 국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어려운 살림에 비싼 장비를 도입했으면 영공 수호와 전투력 향상에 힘써야함에도 不可抗力(불가항력)의 사고도 아닌 인재로 손실을 입힌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공군은 군 기강 확립을 위해 오늘부터 전 부대를 대상으로 특별 직무감찰을 실시한다고 한다. 면피성 감찰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강확립과 직무 체계를 확실히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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