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국경일 폭주 이제 그만

지난 3·1 절,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각지에서 오토바이 폭주족의 위험천만한 도로 질주 사태가 빚어졌다. '애국 폭주' 명목 아래 이들은 새벽 시간까지 굉음을 내며 도로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단속을 하던 경찰이 다치기도 했다.

도로 한가운데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위험천만한 역주행을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단속중인 순찰차 앞에 묘기라도 부리듯 아슬아슬하게 곡예운전까지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국경일을 기념하는 '폭주 행사'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헬멧도 쓰지 않은 채 불법 개조한 오토바이를 타고 교통 신호를 무시하고 중앙선까지 넘나들면서 난폭 질주를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특히 남녀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 한복판을 휘젓고 다니면서 태극기를 장난삼아 찢거나 거꾸로 들고 막대기를 흔든다거나 지나가는 차량에 경적을 울리며 교통을 방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경일!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오토바이 폭주족들의 '자체 애국 행사'가 도를 넘어서면서 오히려 시민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일부 폭주족들의 위험천만한 광란의 질주는 자신은 물론 다른 운전자 및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폭주족들의 무모한 행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순국 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오토바이 폭주족들의 철없는 행동으로 훼손해선 안 된다. 차라리 태극기를 단 오토바이 시가행진이나 독립 만세 재현, 태극기 만들기, 형무소 수감 체험 등 당시 순국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기릴 수 있는 보다 뜻깊은 행사를 시도해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황성호(대구경찰청 홍보담당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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