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하게 이빨 깨무는 운동선수들 치아손상 많아

삼성 라이온즈가 3년 연속 우승을 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숨이 턱에 차도록 어금니를 꽉 깨물고 훈련을 한다고 한다. 지난해 부진했던 심정수 선수는 어금니를 더 세게 깨물려고 마우스가드를 하나 장만했단다. 야구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치아가 아주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젊은이들이 왜 그럴까? 치아를 꽉 깨물고 힘을 집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종의 직업병인 셈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하루 중 치아들이 서로 맞닿는 기회는 별로 없다. 말을 할 때에는 혀가 중간에서, 식사를 할 때에는 음식물이 중간에서 치아가 닿게 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휴식 상태에서 치아들은 서로 떨어져 있다. 70~80년 사용하기 위해 아끼고 보호하려는 신의 섭리이다.

강한 외력이 가해지면, 치아는 뒤틀리는 힘을 받게 된다. 마치 배트에 야구공이 맞는 순간 찌그러지는 것과 같다. 그러면 치아는 약한 부위의 결정들이 부서져 나가게 된다. 마모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실금(crack)도 나타난다. 그리고 주위 조직들, 특히 치조골은 강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같은 습관이 반복적으로 자주 일어나면 결국은 치아를 못 쓰게 된다.

이를 악물거나, 잠을 잘 때에 이를 가는 것 등 아무런 기능적인 목적 없이 일어나는 운동을 치과에서는 이상기능(parafunction)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와 같은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지만,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강한 이 악물기를, 야구선수들처럼 반복적으로 한다면 치아는 견디지 못하고 그만하기를 애원하며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인다.

이 악물기 습관이 나타내는 증상은 입안 어금니 쪽 볼살에 분명한 선이 나타나고, 혀의 양 가장자리에는 치아에 눌린 자국이 보인다. 치아는 심하게 마모되거나 여러 곳이 부서져 있으며, 특히 잇몸이 만나는 부위에 홈이 파여, 칫솔질할 때 자극이 있으며 찬물에 아주 민감하게 된다.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있기도 한다.

이 악물기 습관의 원인은 정서적인 스트레스가 연관이 있다고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또 뚜렷한 치료법도 없다. 마우스피스로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이다.

최홍만 선수가 링에 오를 때 알록달록한 장치물을 입안에 끼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상대의 강한 펀치에 얼굴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다. 이 장치물은 손상 없이 치아를 강하게 물 수 있게 한다. 그러면 머리와 목 부위 근육들은 강력한 수축이 일어나, 강한 펀치에 의해 뇌진탕 등의 뇌손상이나 목 부위의 손상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충격력을 재료 자체가 흡수하고, 넓게 확산시켜 주므로 피해를 크게 덜어준다.

일반인들도 마우스피스를 하거나, 개인의 구강구조에 딱 맞게 만들어진, 마우스 가드를 끼게 되면 이 악물기 습관에 의한 치아나 주위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김교영기자

도움말·최성진 최진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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