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구, 영어 공교육 틀을 뒤집다

초교생 커리큘럼 혁신 프로젝트 본격 추진

대구 수성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영어 공교육 혁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프로젝트 용역 기관인 (주)민병철 교육 그룹이 4개월에 걸친 연구 끝에 '수성구 영어 공교육 혁신' 최종보고서를 지난달 말 수성구청에 제출함에따라 마지막 검토 작업이 끝나는 이달부터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는 것.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고 의사소통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이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은 모두 6대 사업으로 요약된다. 미국 협력 대학과 함께 연수 커리큘럼 및 파일럿 테스트를 개발해 영어 전담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 ▷만지고 듣고 따라하는 다감성(Multi-Sensory) 콘텐츠 ▷원격 강사와의 1 대 1 방과 전·후 전화 영어 수업 ▷쉽고 재미있는 온라인 에듀테인먼트 영어 ▷최첨단 기자재를 갖춘 학교 내 영어전용교실 ▷주민자치센터를 활용한 영어체험관 등이 주 내용이다.

이 같은 영어 공교육 혁신 프로그램들은 수성구내 20개 초교의 학생 101명, 영어 전담 교사 65명, 학부모 50명, 교장 19명에 대한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통해 개발됐다. 영어 전담 교사의 91%가 해외 전문기관의 효과적 영어 연수를 희망했고, 초교생의 90%가 영어전용교실의 보통 또는 자주 이용 의사를 밝힌 것. 또 학원, 과외, 학습지에 대한 사교육 의존율이 70%를 넘나들면서 공교육을 통해 초교생 영어 학습 수준의 격차를 줄이는 일이 절대 과제로 떠올랐다.

용역 기관은 초기 투자 및 1년 운영 비용으로 모두 30억 원의 사업비를 제안했고 ▷2007년 3~7월은 교육 프로그램 설계 및 사업 발주 ▷2007년 9~2008년 2월은 과제별 1단계 시범학교 선정 및 운영 ▷2008년 3월 이후는 1단계 평가 및 2단계 시범 운영 등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가 시행되면 수성구 내 31개 초교가 무료 혜택을 받게 된다.

수성구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구의 다른 구·군들도 원칙적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영어학습 전용교실 확대, 영어 교과를 다른 교과와 연계시키는 영어 몰입 교육 등을 도입한 부산, 인천처럼 광역 단위의 영어 공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빈약한 재정 때문에 따로 사업비를 책정할 수 없는 지자체들도 배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귀향 수성구청 담당은 "3세 이하, 4~6세의 영어 조기 공교육을 지원하는 싱가포르와 일본, 우리보다 배나 많은 초교 영어 교육 시간을 편성한 핀란드 등의 추세를 고려할 때 영어 공교육 혁신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용역 기관의 사업 계획을 최종 분석, 수성구에 맞는 내용들을 추려내 공교육 혁신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