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아 살해·사체 유기 여대생 '참회의 통곡'

기숙사서 출산후 사체 유기…변호사 선임료 없어 눈물만

"임신을 알고부터 고향 영양에서 고추농사 짓는 부모님이 받으실 충격을 생각하니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습니다. 행여 부모님이 아실까,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출산 했으나 순간적인 충동으로 일을 저질렀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8일 모 대학 기숙사로 쓰이는 김천 부곡동 한 아파트 화장실. 변기에 앉아 영아를 출산한 뒤 바로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이날 구속된 A양(19)은 20여 분 걸린 현장검증 내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용서를 빌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A양은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이곳에서 아기를 출산, 숨지게 한 뒤 비닐봉지에 넣어 아파트 쓰레기통에 버린 혐의. 고교 때 사귄 애인은 현재 군복무 중이어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범행 후 자책감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던 A양은 친구들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 놓았고, 이를 전해들은 기숙사 관계자가 신고해 경찰에 검거됐다.

장녀의 비보를 접한 A양 부모들은 경찰서로 달려와 대성통곡을 했으나 형편이 어려워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한 채 발만 굴렀다.

경찰은 출산 후 몸을 회복하지 못한 A양을 5일 동안 병원에 입원시키는 배려를 했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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