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분양 시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고강도 규제·상한제로 구매심리 안풀려 분양시기 저울질

봄이 되면서 분양을 앞둔 주택업체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분양 시즌이 시작됐지만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 때문에 얼어붙은 실수요자들의 심리가 쉽게 풀리지 않는데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시장 상황 예측이 쉽지 않아 뚜렷한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대구에서는 올 3월 분양 예정인 물량이 당초에는 5∼7개 단지 5천여 가구가 넘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 추세로는 3월 분양에 들어가는 단지가 많아도 2, 3개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대구지역의 전체 분양 물량이 3만 가구이며 상반기 예정 물량만 1만 가구에 이르고 있다."며 "전통적인 분양 시즌인 3월에 최소한 4천~5천 가구는 분양에 들어가야 하지만 체감경기가 얼어붙어 있어 대다수 업체들이 분양 시기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관심 단지들'조차 일정을 미루면서 '분양 시즌 개막'이 더욱 늦춰지고 있다.

올 상반기 분양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단지는 화성산업이 분양하는 달서구 송현동 송현재건축 아파트와 대우건설의 감삼동 월드마크 웨스트 앤드, SK건설의 수성구 두산동 '리더스 뷰'.

리코의 전형길 대표는 "3개 단지 모두 입지 조건이 양호한 데다 대단지로 구성돼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인들을 갖고 있다."며 "다른 단지들은 3개 단지 분양에 따른 후광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투기과열 지구 해제 방침을 밝히면서 분양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개 단지들은 분양 시기를 한 달쯤 연기한 3월 말이나 4월 중순 사이로 잡고 있으며 주택업체들은 3개 업체가 분양에 들어가면 시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 하반기 시장은 '무더기 분양'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방침대로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주택업체들이 늦어도 올해 안으로는 분양해야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 상반기 분양 예정 단지들이 하반기 분양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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