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것은 무기의 파괴력과 정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에 들면서 핵무기와 더불어 정보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인공위성은 현대 '정보전의 寵兒(총아)'로 손꼽힌다. 지구촌 각국이 다른 나라의 위성 발사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인공위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냉전체제 이후 다시 불붙고 있는 각국의 군비경쟁에 인공위성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인공위성은 1687년에 출판된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다. 물체에 빠른 속도가 더해지면 안정된 궤도로 올라가거나 지구로부터 벗어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1957년 옛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현실화됐다. 현재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모두 6천여 기로 미국이 2천여 기를 보유해 '위성 춘추시대'의 패권을 잡고 있다.
◇인공위성의 위력은 토니 스콧 감독의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인공위성과 盜聽(도청)으로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기술은 실로 可恐(가공)할 따름이다. 최근 일본이 정찰위성 '레이더 2호'발사에 성공, 모두 4대의 정찰위성으로 지구촌 구석구석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1998년 북한 대포동미사일 발사가 계기다. 이로써 일본은 한반도를 손금 들여다보듯 관찰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실험용 소형 과학위성 우리별 1호 발사 이후 지난해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까지 총 9기의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았다. 현재 1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하는 수준에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정부는 2015년까지 통신방송위성과 다목적실용위성, 과학위성 등 총 19기의 인공위성 개발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군사 목적의 첩보위성 발사 소식은 아직 없다. 선진국에 비해 군사위성 분야에서 한참 뒤진 셈이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2008년까지 중량 100kg 이하의 마이크로 위성 첫 발사를 선언했다. 미국'중국의 군사용 마이크로 위성 경쟁에 러시아가 뛰어든 것이다. 앞으로 독자적인 위성 기술과 발사능력이 없으면 눈 뜬 장님 신세를 면치 못한다. 우리나라도 유사시를 대비해 충분한 군사위성을 확보해 '위성 독립'을 생각해야 한다. 인공위성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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