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행로 펜스 뜯어가고…농사용 전선 뜯어가고…

경산 도로시설물 100개 증발…안동서 전선 1천m 절취당해

9일 경산 압량면 현흥초교 부근~윤성3차아파트 간 1.3km 도로.

최근 경산시가 도로변에 설치한 보행자 보호 펜스(스테인리스 볼라드) 100여 개(시가 1천만 원 상당)가 통째로 사라졌다. 이 시설물들을 꽂았던 자리에는 스테인리스를 쉽게 빼갈 수 있도록 기름을 친 흔적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길가 전선, 안전시설과 교통표지판 같은 공공시설물 절도범들이 설치고 있다.

관계 당국은 수천만 원의 신고포상금을 내거는가 하면 시설물을 쉽게 떼가지 못하도록 용접까지 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산 압량면 현흥초교 앞 어린이보호시설의 스테인리스와 경산 와촌면 백안교의 교각 알루미늄 난간대 10여m가 없어졌다. 청도 매전면을 통과하는 국도와 지방도 4곳의 알루미늄 난간 일부도 도난당했다.

포항에서도 교통표지판 23개와 감속 표지판 171개, 모두 2천여만 원어치가 사라졌다. 경북지역 국도와 지방도 곳곳에서 황동으로 만든 교량 이름판(교명판)과 설명판 등도 도난 대상이다.

구리로 만든 전선도 도둑들의 좋은 표적이다. 지난 1월 20일 안동 풍천면 신성리에서는 농사용 전선 794m가 하룻밤새 감쪽같이 없어졌다. 29일에도 안동 길안면 금곡리에서 196m의 전선이 도난당하는 등 올 들어 안동지역에서만 6건의 전선 절단사건이 발생했다.

한전 경북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북부지역 10개 시·군 지역에서 70여 건의 전선 절도사건이 발생, 모두 1억 7천60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관련 기관들은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전은 3천만 원의 신고포상금을 내걸었고, 대구국도유지사무소나 경북도종합건설사무소는 새로 만드는 교량 이름판은 종전 황동에서 오석 등 돌 재질로 변경했으며 설치방법도 접착 대신 아예 고정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이에 경찰도 도내 산간·해안도로의 기동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농촌지역 도로의 순찰 및 방범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산시는 "도로시설물 도난을 막기 위해 스테인리스 재질의 볼트로 연결된 교량 난간과 도로표시판 등에 용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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