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수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영남대 수학교육과 김용찬(52) 교수가 '올바른 수학 참다운 공부'(영남대 출판부 펴냄)를 출간했다. 사범대 학장을 지낸 수학자가 전공서적도 아닌 학생들과 학부모를 위한 수학공부법을 펴낸 것이 궁금하다.
"우리 애들 지금처럼 수학 공부시키면 망합니다. 학원만 보내서는 사고력이 생길 일이 없습니다. 부모들이 그렇게 공부 시키는데도 학생들의 사고력이 나날이 떨어지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는 "더 늦기 전에 이건 말해야 되겠다 싶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수학은 머리 지끈지끈한 원초적(?)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김 교수는 "수학을 재미있게 풀어라. 오락 게임한다고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모 고교 수학 성적이 전교 1등에서 5등까지 다섯 명의 학생을 1년간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전교 1등 학생의 IQ는 그리 높지 않은 편. 그 학생이 전교 1등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집중력 때문이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6~7시간 동안 화장실도 가지 않고 문제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의 예습과 복습을 반드시 했습니다." 고난도 문제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사고력을 기르는 공부습관이다.
김 교수는 참고서나 학원, 과외에만 목을 매는 부모들의 수학 불안감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학원은 부모 편 하려고 보내는 것"이라며 "교과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자녀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학원 7~8군데 다니는 옆집 애와 학원에 보내지 않고 교과서로만 공부하는 자신의 아이를 비교했다. "처음에는 뒤처지는 것 같더니 결국에는 따라 잡더라"고 했다. 다른 아이들이 20분 만에 푸는 문제를 3시간씩 걸려 푸는 '느린 공부법'이 결국엔 이긴 것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대한수학회가 주관하는 수학캠페인 강사로 전국에 강의를 다녔다. 사고하는 힘은 부모가 미리 준비해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재를 만들 것이 아니라 느리지만 자꾸 생각할 수 있는 창의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말했다.
책에는 '수학을 비디오테이프로 제작한 학습 도구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영재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특수교육은 과연 옳은 것일까?' '교구를 사용한 수학공부는 바람직할까?' 등 평소 궁금했던 수학 공부의 의문을 자세하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또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저자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수학자이면서 자녀는 수학영재 프로그램에 테스트도 못 받도록 하거나, 한 학기 이상 앞질러 선행 공부하지 않도록 하는 등 흥미로운 에세이도 곁들였다.
"충분한 검증을 거쳐 책을 냈다. 평생을 수학에 몸 바쳤는데, 책 팔아 돈 벌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우리 2세들이 풍부하게 사고하고, 반짝이는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문제풀이에만 매달려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경북대 수학과를 졸업한 김 교수는 1982년 대구교대 교수를 거쳐 1985년부터 영남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교양수학' '미분적분학' '수학교육학' 등이 있다. 183쪽. 1만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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