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에서 폐기되는 자전거를 사들여 수리한 뒤 대구시내 곳곳에서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하는 할아버지가 있어 화제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면서 20여 년간 친구와 함께 자전거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묵(70·대구 동구 효목동) 씨는 지난 2월부터 지하철 대구은행역, 동촌역, 상인역, 성서 홈플러스역, 두류역 등 지하철 역 인근 자전거 보관대 10여 군데에 200여 대의 자전거를 세워두고 학생들에게 무료로 임대해 주고 있다.
"멀쩡한 자전거가 버려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자전거 한 대 가지는 게 큰 소원이었거든요." 대구시 동구 아양교 부근에서 자전거 수리점을 하고 있는 김 씨는 "지금도 고물상마다 버려지는 자전거가 넘쳐나고 있어 재활용 문제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김 씨가 고물상으로부터 자전거를 사들이는데 드는 돈은 한 대당 3천~5천 원선. 김 씨가 운영하는 '셀프 자전거 백화점'에는 지금도 수리를 마쳤거나 대기중인 자전거가 100여 대나 있다.
그러나 김 씨가 지하철역 인근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는 새 자전거가 아니고 홍보도 부족해서인지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는 학생이 5명뿐. 그 중에 두 명은 자전거를 분실해 다시 대여했다고 한다.
김 씨의 자전거 대여는 한 달 단위로 이뤄지지만 무기한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무상 제공의 성격이 짙다. 김 씨가 한 달 단위로 기간을 정한 것은 빌려준 자전거의 상태를 점검하고 수리하기 위해서다.
자전거를 무료로 임대받으려면 자전거 보관대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하면 된다. 분실 방지를 위해 자전거마다 열쇠를 채워 놓은 상태라 전화를 하면 김 씨가 달려가 학생증과 연락처를 기록한 뒤 원하는 자전거를 내준다.
대구시 수성구 자원봉사센터는 김 씨의 봉사정신에 호응해 각 지하철 역 인근에 사는 노인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연락이 오면 곧바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다.
"내 손으로 자전거를 고칠 수 있는 동안에는 더 많은 자전거를 수리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김 씨는 그동안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매년 장학금을 기부하는 등 남모르는 선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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