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천대받던 가정용 전화기, 업그레이드로 부활

휴대폰 못잖은 디지털 기능…MP3·데이터통신 등 맘대로

휴대폰에 밀려 안방에서조차 외면받았던 가정용 전화기가 부활을 노린다.

정보통신부는 다음달부터 기존 가정용 아날로그 무선전화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사업을 시작, 가정용 디지털 전화(DCP:Digital Cordless Phone) 보급에 들어간다.

가정용 디지털 전화는 기존 아날로그 전화에서 지원한 발신자번호표시(CID)·단문메시지서비스(SMS) 외에도 MP3·무전기·데이터 통신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휴대폰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된다. 휴대폰에 입력한 기존 전화번호를 다운로드할 수 있어 집에서 굳이 휴대폰을 쓸 필요가 없도록 편의성도 높였다. 휴대폰 기능에 밀리는 가정용 전화기의 반격인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900㎒ 대역의 아날로그 무선전화기용 주 파수는 총 2㎒(채널당 25㎑)로 음성과 단문메시지 등의 서비스만 가능하다.

반면에 디지털 무선전화기는 아날로그보다 통화 품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10㎒ 이상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 송 가능한 데이터 양이 많아져 실시간 동영상 전송, 영상통화 등이 가능해진다.

미국의 경우 디지털 무선전화기 판매비율이 2002년 전체의 12%(450만대)에서 2004년 31%(1094만대)로 증가했으며, 연간 세계 무선전화기 시장은 약 8천만대에 이른다.

디지털 가정용전화기는 적어도 집에서는 휴대폰과 경쟁하게 됐다. 관계 전문가들은 가정용 디지털 전화는 통화품질이 우수하고 보안기능이 뛰어나다고 분석하고 있다. 단말 기 크기가 작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휴대폰과 같은 데이터통신·부가서비스까지 가능하다. 디지털 특성상 집 전화로 룸모니터링 같은 홈네트워트 기능이나 홈로봇 등의 서비스 개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KT 관계자는"집전화기의 디지털 전환으로 가정용 전화의 편리성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 앞으로 획기적인 업그레이드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KT·하나로텔레콤 등 통신업체도 단말기 테스트, 부가기능 추가 등으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KT는 기존 아날로그 안(Ann)폰을 디지털로 바꾼 디지털 안폰을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단말기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진행 중이며 올해 6종 안팎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8만∼20만원선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안폰은 가정용 디지털전화 전용 주파수인 1.7㎓ 대역을 이용해 간섭이 없고 통화품질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음성과 데이터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콘텐츠 다운로드, MMS 등과 같은 신규 서비스도 가능하다. 또 MP3플레이어 기능을 탑재하고, 휴대폰 전화번호(폰북)도 옮길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도 다음달 목표로 단말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로는 전용주파수인 1.7㎒와 2.4㎓ 대역 모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는 가정용 디지털 전화기가 도입되면 유선전화의 가입자 방어는 물론이고 가입자당 매출(ARPU)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지난 2004년 출시한 아날로그 안폰이 가입자당 매출을 평균 3천원 정도 끌어올려 디지털 전화는 이보다 많은 가입자당 매출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아날로그 안폰 가입자는 185만명으로 SMS, CID 등의 부가서비스를 80%가량 이용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빠져나가는 유선전화 고객을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디지털 전화가 방어해주는 효과도 톡톡히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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