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기와 함께 도서관 이용 편해진다

대구 8개 도서관 영·유아실 신·증축

'여기가 도서관 맞아요?'

지난 9일 대구 남부도서관에 문을 연 '아기랑 부모랑 자료실'. 14평 가량의 널찍한 방안에 들어선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와'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도서관 측이 자료실 코너에 새로 마련한 '수유실' 때문. 수유실 문을 열자 나타난 기저귀 교환대, 세면대, 푹신한 쇼파에 또 한번 놀라는 표정이었다. 김석봉 열람봉사과 담당은 "영·유아실은 예전보다 1.5배 가량 넓어졌고 전기온돌도 새로 깔았다."며 "젖먹이를 데려오는 이용자들이 겪었던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공공 도서관들이 어린 손님들을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대구시 교육청이 올해부터 '태어날 때부터 책읽는 습관을 기르자'는 북스타트 운동과 연계해 도서관내 기존 '모자(母子)실'을 영·유아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단장하고 있는 것. 시 교육청은 지난해 말부터 총 2억 원의 예산을 투입, 대구 10개 공공 도서관별로 영·유아실을 신·증축하고 있다.

달서구 학생문화센터에서는 이달 말까지 3층 디지털 자료실 내에 추가로 영·유아실을 설치하기 위한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미 1층에 어린이, 영·유아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구비하고 있지만 수유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공간이 추가로 필요했기 때문. 서영란 사서담당은 "인근 아파트촌에서 오는 젊은 주부들이 하루 평균 50여 명"이라며 "새로 생기는 영·유아실은 개별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고 수유실 내에는 아기용 침대도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관만 바뀐게 아니라 영·유아가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체육 프로그램, 영·유아용 전문도서 등 소프트웨어도 확충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기존 노인실과 모자열람실을 합쳐 영·유아실을 연 서부도서관 측은 "영·유아들을 위해 책이나 교구재를 활용한 오감놀이, 베이비 마사지 등의 강좌를 열 것"이라고 했다. 효목도서관은 조용한 분위기를 위해 영·유아실 방음시설을 보강하고 아예 도서관 현관 입구쪽에 '유모차 보관대', '유아 좌변기'까지 설치했다. 제갈선희 사서담당은 "다음달부터 '베이비 마사지', '오감놀이', '책 읽어주기' 등 3개 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유아들을 위해 헝겊으로 만든 책, 소리나는 책, 손으로 만지고 놀 수 있는 책 등을 구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원경 시 교육청 장학사는 "원활한 영·유아 강좌 진행을 위해 이달중으로 자원봉사자 170명을 교육시켜 도서관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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