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와 지금의 교육환경은 너무 많이 변했다. 학생도 변하고 학부모님도 변하고 교사도 변하고 사회도 변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단 하나 있다. 그것은 학생에게는 반드시 인생의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에는 많은 학생들이 교사를 '인생의 모델'로 삼았다. 지금은 인터넷, 휴대폰 등 넘쳐나는 정보 덕택에 학생들이 인생에서 교사를 모델로 삼는 경우는 옛날보다는 많이 적은 것 같다. 그렇지만 아직도 교사는 학생에게 훌륭한 인생의 모델이다.
나는 1975년에 경주중학교 2학년이었다. 학교 뒤 분황사에 청소를 하러 자주 갔다. 한 번은 청소를 하고 난 뒤에 스님이 우리를 모아놓고 분황사 3층 석탑 사각 모서리 돌사자를 보여주면서 다리가 잘려 있는데 그 이유를 물었다. 대답을 못하자 스님께서 "일본이 일본 쪽으로 보고 있는 돌사자가 힘을 못하도록 잘랐다."면서 "이 돌사자의 아픔을 치료하는 방법은 너희 같이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나라의 힘을 기르는 것"이라는 훈화를 들었다. 그때 나는 다리 잘린 돌사자를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아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 제품은 가급적 쓰지 않는다.
속담 '풀과 나무도 때가 있다'는 '초목구시'(草木求時)를 다시 쓰고 싶은 새봄이 왔다. 이 뜻은 풀과 나무가 양분을 흡수하여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자연의 이치가 아무 때나 이루어지지 않고 봄에 시작하여 여름을 거쳐 가을에 걷고 겨울에 휴식을 취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학생들에게 몇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나만의 욕심일까?
"존경하는 학생 여러분!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해 있습니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고, 남에게 빌려줄 수도 없고, 한 번 가면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나는 오늘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청소 시간에 하기 싫어 옆 친구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남이 안 본다고 나의 양심을 팔지는 않았는지?, 옆 친구가 한 문제 더 맞추었다고 질투해서 못살게 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작게는 나 자신을 위하여! 크게는 국가를 위하여! 지식과 지혜를 배우기 위하여 도전해 봅시다.", "존경하는 학생여러분! 생각을 바꾸어 '두뇌의 한계'를 넘어 '무'에서 '유'를 창조합시다." 나는 학생 여러분의 '인생의 모델'이 되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이원수(경운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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