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출신 작가 정종미 고향 첫 전시회

갤러리M(053-745-4244)에서 지난 6일 시작된 '정종미-여정'전은 대구 출신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작가 정종미(50)의 첫 고향 방문이다. 정 씨의 관심은 전통 채색화, 그 표현 방식을 끊임없이 연마하고 재해석해왔다. 그 성과로 2001년 제13회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 작품은 그의 대표작인 '몽유도원도'·'어부사시사'와 '종이부인' 연작 등이다. 모두 작가 스스로 연구하고 찾아낸 전통 재료를 이용해 독특하게 해석한 세계를 담고 있다. 조선시대 안견의 그림과 윤선도의 시심(詩心)을 번안한 작품은 선인들의 정신세계를 대변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종이부인' 연작은 한지의 물성 탐구는 물론 한복을 오브제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표현 기법으로 한국의 미인상을 그려내고 있다. '근대 미술사 속에서 주체의 자리에 서지 못하고 불평등하게 가치매김돼 온 여성의 이미지를 주체적 위치로 격상시켜 놓은 듯한 강한 인상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특히 정종미가 미국에서 수학하는 동안 다양한 미술문화를 접하면서 전통 채색화 양식에 더욱 매료된 뒤 추구해온 전통 채색화의 현대화 결과이다. 고구려 벽화와 고려 불화, 조선의 민화 등을 살피고 각국에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아 정리해 재료와 기법을 되살리고, 이를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정 씨는 "우리 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데도 왜 관심이 적은가?"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고향을 떠나면서 '무언가 이루고 나면 고향을 찾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정 씨는 "앞으로는 자주 대구의 미술 애호가들과 만날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색다른 재료와 기법이 전하는 전통 채색화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정종미의 전시회는 25일까지 계속된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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