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숫자로 제목을 대신하는 영화가 많아지고 있다.
제목을 보는 순간 궁금증을 자아내는 한편 영화의 절대적인 키워드를 제공하고 있어, 영화 홍보와 이해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예 숫자를 영화 제목으로 삼는 영화들이 늘고 있는 것.
15일 개봉하는 '300'은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 전쟁 당시 스파르타 전사들의 수를 의미한다. 영화는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페르시아 100만 대군이 그리스를 침공하고, 그리스군의 연합이 지연되자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300명의 용사를 이끌고 테르모필레 협곡을 지킨다는 내용이다. 테르모필레 협곡을 전략적 방어막으로 삼은 스파르타군은 내부의 배신자가 페르시아군에게 산을 넘는 샛길을 가르쳐주는 바람에 전원이 몰살당하는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씬 시티'의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 표 영화'라는 점에서도 마니아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는 전쟁 영화의 미학을 살려, 피가 튀고 팔이 잘려져 나가지만 적절한 화면의 구성으로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근육질의 전쟁영웅 캐릭터들을 감상하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단지 서양 우월주의가 녹아있는 영화적 시선이 시종일관 관객들의 심기를 건드린다.
22일 개봉하는 '넘버 23' 역시 영화의 키워드가 되는 숫자를 제목으로 삼았다. 아내로부터 '넘버 23'이란 제목의 소설책을 선물받게 된 윌터는 책을 읽을 수록 책 주인공과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게 되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주인공은 숫자 23의 저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 그 이후 그의 머리 속에는 23이란 숫자만 맴돈다. 히로시마 원폭투하일 날짜의 합, 자신이 태어난 시간의 합, 부인과 처음 만난 나이, 만난 날짜의 합, 주요 테러사건 발생일의 합 등 자신의 삶과 역사적 사건의 중요한 길목 마다 23이란 숫자가 나타난다. 책 주인공처럼 자신도 살인을 저지를 운명이라고 믿게 된 월터는 부인을 살해하는 환상마저 보게 되고, 숫자 23의 비밀을 밝혀내야만 이 모든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이 영화는 '코믹 연기' 이미지로 굳어진 짐 캐리의 진지한 연기변신이 볼만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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