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잘 고른 천 한 장, 옷 열 벌 안부럽다"

대구국제섬유박람회 개막

14일 막을 올린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Priview In Daegu)'는 '기능성섬유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화학섬유 산지라는 특징을 기반으로 대구 섬유산업을 기능성 신소재의 장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이에 발 맞춰 올 PID에도 업체들마다 경쟁적으로 내놓은 기능성 섬유들로 전시회 열기가 뜨겁다.

◆고기능성 섬유의 경연장

(주)코오롱이 개발한 '헤라크론(Heracron)'은 '강도'와 '내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섬유 소재. 아라미드 섬유의 일종으로 강철의 5배에 이르는 강도와 함께 550℃까지 견디는 고내열성을 자랑한다. 특히 극한 상황에서 유용하다. 현재 방탄복과 브레이크 패드 등에 사용되고 있다. (주)코오롱 관계자는 "과거 수입에 의존하다 2년 전쯤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산업용 섬유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은을 섬유에 입힌 (주)경응의 '퓨어실버사'도 관심 대상이다. 은을 분사 상태로 만들어 폴리에스테르에 착 달라붙게 만든 필름을 수입해 원단으로 만든 제품. 고상우 (주)경응 과장은 "크게 기능성과 장식성, 가공성 등 3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으로 인해 전자파 차단과 항균, 항취 기능이 뛰어나다는 것. 또한 반짝거리는 광택도 난다. 일반 알루미늄과 달리 가공할 때 전혀 손실이 없어 후가공성이 좋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고 과장은 "현재 스타킹이나 내의, 신발 밑창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주)텍센플러스가 전시한 '아웃라스트(Outlast)'도 눈길을 끈다. 아웃라스트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최첨단 소재로 섬유 자체에서 온도 조절을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P.C.M(Phase Change Materials·상변환물질)'을 원사에 적용해 외부의 급격한 온도 변화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김진성 대표는 "일반 물을 생각하면 원리가 쉽다."고 말했다. 물의 빙점이 0℃인데 반해 P.C.M은 26.7℃에서 녹고 얼어 신체가 추위와 더위를 덜 느낀다는 것. 이를 통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천연 섬유 열풍 쭉~

웰빙과 친환경 소재가 각광받으면서 올해 PID에도 어김없이 천연 섬유들도 기능성 섬유 대열에 합류했다.

(주)성실섬유가 내놓은 '한지사'는 우리나라 전통 소재인 한지를 섬유에 적용시켰다. 한지사는 한지의 전통미와 기능성이 고스란히 섬유에 옮겨졌다. 특히 항균성과 소취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 정태두 (주)성실섬유 대표는 "한지사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고객들에게 먼저 양말부터 권한다."고 말했다. 한지사 양말은 일반 양말과 달리 며칠만 신어보면 발 냄새를 없애준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한지 하나만으로는 면에 비해 구김과 강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업체는 한지를 면이나 실크와 혼방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웰빙을 뛰어넘어 로하스(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환경과 몸에 좋은 생활을 하는 것) 개념이 가미된 소재"라며 "앞으로 한지사로 만든 수의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대나무로 만든 섬유도 눈에 띈다. 코리아텍스 한국패션센터와 사업을 연계해 최근 죽섬유를 개발, 이번 PID에 첫 선을 보인다고 했다. 기존에 대나무가 니트로는 많이 활용되지만 직물 쪽으로 활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업체의 설명. 죽섬유를 통해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 박형기 코리아텍스 대표는 "면과 같은 촉감에도 천연 실크의 광택까지 더한 환경 친화적 소재"라고 소개했다. 또한 대나무 특유의 냉감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바이어에게 여성용 브라우스와 투피스, 면바지 등으로 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렌징사가 내놓은 '텐셀(Tencel)'이라는 '리오셀'은 모든 섬유 소재의 장점을 합친 친환경 소재로 PID를 통해서는 처음 선보이는 소재다. 권성옥 렌징 한국 마케팅 매니저는 "'유칼립투스'라는 활엽수를 원료로 만든 리오셀은 실크의 부드러움과 폴리에스터의 강인함, 린넨의 시원함, 울의 따스함, 면의 흡수성 등의 특징을 모아놓은 섬유"라고 소개했다. 또한 천연 섬유라 민감한 피부에도 잘 맞다고 덧붙였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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