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칠곡이야? 대구 칠곡이야?" 외지인들 골탕

강원도 원주에서 양곡상을 운영하는 김동욱(52) 씨는 얼마전 칠곡군 왜관읍에서 열리는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중앙고속도로 남원주 IC에 올랐다.

대구·경북지역의 지리에 그다지 익숙하지 못한 그는 약 2시간을 내달리다 보니 마침 도로 표지판에 칠곡IC가 나타났고, '여기다.' 싶어 곧장 내렸다.

그러나 정작 김 씨가 내린 곳은 경북 칠곡이 아니라 대구 칠곡 이었다. 사실 김 씨가 찾아가고자 했던 예식장이 위치한 곳은 경북 칠곡으로, 칠곡IC를 지나 금호분기점에서 다시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타 15분 정도 거리의 왜관IC로 내렸어야 했다.

김 씨는 대구 칠곡에서 예식장을 찾느라 허둥대면서 물어물어 갔지만 결국 예식은 끝난지 1시간 가량 지나쳐 버리는 낭패를 당했다.

이처럼 대구.경북을 찾는 외지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대구.경북지역 주민들도 '칠곡'이라는 지명을 두고 헷갈릴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칠곡이란 지명이 대구 칠곡과 경북 칠곡이 지리적으로 연접해 있으면서도 서로 달리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명이나 위치에서 알 수 있듯이 두 칠곡지역은 원래는 한뿌리에서 갈렸다.

현재 칠곡지구로 통하는 대구 칠곡은 1981년 6월까지만 해도 경북 칠곡군 칠곡읍이었다. 그러다 1981년 7월1일 대구직할시(현 대구광역시)가 경북도로부터 분리되면서 대구에 편입됐다.

현재 대구시 북구 읍내동.관문동.태전1동.태전2동.구암동.동천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칠곡읍이 대구에 편입된 이후에도 2002년까지 칠곡1동, 칠곡2동 등으로 행정동 명칭이 이어져 왔다. 대구시는 행정편의 차원에서 2003년부터 칠곡1동을 구암동과 태전2동으로, 칠곡2동은 관문동 등으로 바꾸기도 했지만 혼동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칠곡군과 대구시 북구는 2003년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관문인 경부고속도로 왜관IC 명칭을 칠곡IC로 바꾸고, 중앙고속도로 칠곡IC를 관음IC로 바꾸려고 시도했으나 대구 칠곡지구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아직까지 시비거리로 남아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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