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명박 출판기념회 인원동원 등 논란

선거법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출판 기념회가 선거법 위반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2만여 명이 몰려들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지만 다소 무리한 인원동원, 선거법상 지지발언 및 연호·구호가 금지돼 있으나 현장은 그렇지 않았던 것.

대구의 한 초등학교 동창회와 달서구 등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올라왔는가 하면, 서울시의회 경우 오후 2시에 관례적으로 열던 의회 개회시간을 오전 10시로 앞당겨 일부 의원들의 행사 참석을 도왔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줄서기가 하루 이틀에 걸친 일은 아니나, 이 전 시장 측에서 출판기념회에 조직적 동원을 하려 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

각계 각층에서 나온 축사자 역시 책 내용보다는 이 전 시장의 국가지도자로서의 능력과 정책공약을 부각시키는데 더 신경을 썼다. 한 축사자는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론은 국가의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위해 이뤄야 할 대업이라고 추켜세웠고 한 단체 대표는 이 전 시장을 국가성장동력산업을 이끌 미래의 지도자라며 박수를 유도했다.

출판기념회 사회를 맡은 배우 유인촌 씨는 선거법 위반과 관련된 주의 환기성 발언을 하면서도 행사장을 찾은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너그럽게 봐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또 이날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치밀하게 계획된 세 과시장을 방불케 했다. 친이(親李) 성향의 의원들을 비롯해 대중 연예인, 해외 스포츠스타, 학계 및 문화계 인사 등이 총망라, 이들을 소개하고 축사를 듣는데에만 1시간 가량 걸렸다.

이 전 시장의 등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 중앙으로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됐으며 축사 및 동영상 축하 메세지, 유명 성우들의 책 소개에 이어 저자인 자신이 소감을 밝히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효수 공보과장은 "대통령 선거일(12월19일) 90일 이전에는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어 문제없지만 관광버스 대절부분에 대한 이 전 시장 측의 지원여부, 노골적 지지성 발언 등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제주도선관위는 이 전 시장의 지지모임인 사조직에 대해 폐쇄명령을 내리고 모임 대표를 경고조치하기도 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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