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에 대한 관심이 '4명의 생명' 살렸다

인터넷서 만나 자살장소 물색…경찰, 주민신고로 설득 귀가

경찰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나 부산, 포항, 영덕 등지의 숙박시설을 돌며 자살을 기도하려던 남여 4명을 설득,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영덕경찰서 이성태 경사 등 영덕지구대원 5명은 14일 밤 0시12분쯤 지령실로부터 '가출인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남정면의 한 민박집으로 긴급 출동했다.

현장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살 기도를 모의한 20대 남녀 4명이 모여 있었다.

경찰은 마트에서 술을 사려는 이들을 발견하고 조용히 접근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상대를 안심시킨 후 이들로부터 '자살을 기도하기 위해 모였다.'는 말을 들었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1일 오후 경남 김해. 박모(29·경기도 남양주시), 윤모(29·경남 양산시), 또 다른 박모(19·여·경남 김해시) 양 등 3명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반자살을 모의하고 이날 만난 것.

첫 날 이들은 부산의 한 여관에서, 다음 날은 이모(22·여·포항시) 씨와 20세의 신원미상 여성 등 2명을 더 합류시켜 포항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들은 13일 다시 영덕으로 이동, 자살장소를 물색하다 남정면의 한 민박집에 방을 얻었는데 이 때 생각을 바꾼 신원미상의 여성이 자신의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고 이 부모는 딸을 데려가면서 이러한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2시간 동안 이들을 설득, 가족들 품으로 돌려보내고 현장에서 사라진 박 씨도 새벽까지 주변을 샅샅히 뒤진 끝에 어렵게 찾아내 설득시키기는데 성공했다.

이 경사는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사람들을 모두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영덕·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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