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기기증은 고귀한 '생명나눔' 의 실천

13일 대구 수성구 보건소에서는 몸이 아픈 이웃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섰다. 최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로부터 장기이식 등록기관으로 승인받은 수성구 보건소가 이날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장기기증 서약식과 발대식을 가졌다. 첫날에만도 구청장을 비롯한 공무원들과 의료인, 일반시민 등 179명이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부동산 투기를 위한 소란스러운 줄서기는 흔해도 남에게 자기 몸을 주기 위한 줄은 보기 드문 것이 우리 사회다. 냉랭한 도시생활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자들이 아닐 수 없다.

대구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장기기증 참여율이 매우 낮다. 대구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국의 장기기증 등록자는 6만5천40명이었으나 같은 시기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전체의 3%에 불과한 2천12명에 그쳤다. '身體髮膚受之父母(신체발부수지부모)' 관념 등 儒家(유가)적 사회 분위기와 보수적 성향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장기기증에 대한 효과적인 홍보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 된다. 전국적으로는 장기기증이 생명나눔의 차원에서 확산돼 나가는 추세지만 대구'경북지역은 이같은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아직 사람의 장기를 대체할만한 것은 별반 없다. 반면 각종 난치병과 사고는 계속 늘고 있다. 급증하는 장기 이식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꺼져가는 생명에 새 삶을 선물하는 것 보다 더 고귀한 사랑의 실천은 없다. 수성구 보건소의 장기기증운동이 우리 지역에 '생명살리기'의 한 알 밀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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