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동초교에 다니는 ㄱ양은 지난 12일 개학 열흘만에 새로 사귄 친구들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학급 당 인원수가 50명에 육박하자 학교 측이 반별로 4~6명씩 차출해 새 학급을 편성하는 데 뽑히게 된 것. ㄱ양은 "이제 선생님과 말문을 트고 친구들과도 얼굴을 익혀가고 있는데 왜 많은 아이들 중에 내가 다른 반으로 가야 하느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수성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4천200여 세대 입주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인근 초교가 몰려 드는 전학생 때문에 개학 10일만에 학급 수를 늘리고 반을 다시 짜는 등 파행을 겪었다.
14일 대구 동부 교육청에 따르면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학군인 성동초교는 이달 초 42개 학급으로 개학했지만, 개학 직후 전입자가 몰리면서 4개 반을 추가 편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이미 반 배치를 마치고 수업을 받던 일부 학생들이 다시 반을 옮기고 새로 담임교사를 배정받는 불편을 겪었다. 또 늘어난 학생 수에 맞춰 인근 학교에서 남는 책·걸상 등을 가져와 임시로 쓰고 있으며 현재 4개 반 분량의 책상·걸상세트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
교육청 측은 "입학식 날인 3월 2일 하루에만 330여 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었다."며 "이로 인해 학급당 인원이 45명을 넘는 과밀학급이 다수 발생해 불가피하게 학급을 증설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성동초교 측은 "새로 발령낸 신규 교사 2명과 기존 교과전담 교사 2명을 담임으로 임명하고, 여유 교실을 일반 교실로 바꿔 12일부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교육청과 학교 측이 학생 수가 늘 것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수용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런 혼란을 빚었다며 교내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성토하고 있다.
실제 성동초교 측은 지난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당초 15개 학급에서 37개 학급으로 증설했지만, 하반기부터 입주자가 대거 몰리자 지난 1월말까지 최종 5개 학급을 추가로 편성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자라 개학 뒤인 이번에 또 다시 4개 학급을 꾸리게 됐지만 현재도 학급당 평균인원이 40명 정도로 과밀학급이다.
교육청과 학교 측은 "1월말에 최종 42개학급을 편성할 때 만해도 개학이후 250여 명을 더 받을 여유를 뒀지만 전입자 수가 예상을 훨씬 넘었다."며 "인근 학교로 분산 배정하는 것도 민원 때문에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폐책상을 가져오고 두 명이 사물함을 같이 쓴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이가 기껏 새 친구를 사귀고 선생님 얼굴을 익혔는데 낯선 반으로 배정돼 다시 적응하는데도 힘들어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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