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병을 일차원적인 직선 위에 놓고서 한쪽 끝에 건강이 있고 반대쪽 끝에 병이 있다는 인식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육체적으로 건강한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감정적 문제나 사회적 고립감 등으로 인해 병을 느끼게 된다. 이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균형과 조화가 잘 이루어졌을 때에 가장 건강하다는 느낌이 생긴다.
병은 육체적인 것이거나 정신적인 것일 수 있고, 또는 사회적 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한 범죄, 약물 중독, 사고 및 자살 따위의 난폭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신체의 질병은 생활 여건을 건강하게 다루지 못해서 발생하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결론은 바로, 병의 치료가 반드시 환자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그대로 둔 채, 약물이나 수술 등으로 병만을 치료한다고 하자. 그렇게 되면 그전까지는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질병 속으로 도피했었는데, 이제는 그 도피가 차단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정신 질환이나 반사회적인 행동과 같은 다른 형태의 도피처를 찾게 된다. 그래서 완전한 치료를 하려면 병의 원인을 넓은 시야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떠한 치료도 그 기본 목적은 환자의 균형과 조화를 회복하는 데에 있으며, 환자 본래의 자연 치유력을 되살리기 위해서 치료자는 될 수 있는 한 약한 치료를 하고 또 가능한 한 관여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 즉 치료자는 그저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체를 튼튼하게 하며, 환자가 자신감과 적극적 정신 태도를 갖도록 격려하고, 일반적으로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심리적 환경을 개선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사실 이것이 라틴어의 '가르친다(Docere)'에서 나온 '의사(Doctor)'의 원래 역할이다.
이정호(테마한의원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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