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부터 법대를 가고 싶어했어요. 불의를 보면 못참는 성격이었거든요. 드라마를 보면서 돈이 없어서 변호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나요. 중학교 시절 이웃집 형이 서울대 법대를 갔는데, 그 영향도 컸어요."
대건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최성욱 군의 어머니 장정숙(47)씨는 아들이 어려서부터 하나의 목표를 갖고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대학이나 전공에 대한 갈등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중학교 시절, 특목고를 갈까도 고민했지만 가족회의를 거쳐 일반계 고고를 택했다. 법대를 진로로 택한만큼 인성교육이나 사회성을 익히는 차원에서 일반계 고교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고교 입학 때부터 전교 1등으로 들어와 졸업도 전교 1등으로 한 성욱이는 수시 모집에서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수능 점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영어듣기평가에서 한 문제, 사회탐구 영역에서 몇 문제를 틀린 것으로 알고 있을 뿐.
"어려서는 학습지를 꾸준하게 시켰고, 학원도 많이 다닌 편이예요. 그렇다고 여러 학원을 중복해서 다닌 건 아니고, 수학이나 영어, 논술 중에 한 과목씩만 일정 기간 학원을 다니게 하고, 그 과목이 끝나면 다른 과목을 듣도록 했죠. 영어는 고교 1, 2학년 꾸준히 다녔고, 수학은 3학년 1학기에 석달 정도 다녔습니다. 논술에 대비해 2학년 때 철학을 그룹 과외로 들었어요. 수업료는 한달에 20만 원이었습니다. 가급적 학원 수강이 겹치지 않도록 했는데, 학원비가 많이 나갈 때는 한달에 60만~70만 원 정도 들었어요."
학원에 대한 정보는 학모들끼리 나누었지만 그렇다고 성욱이에게 특정 학원에 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영어 좀 보충해 보지 않을래?"라고 물어보고 아들이 동의하면 수강신청을 했다. 현재 보험설계사인 어머니 장씨는 얼마 전까지 식당을 운영했었다. 특히 성욱이가 중학교 시절, 만두가게를 할 때는 하루 서너시간 잠자는 게 고작이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부부 싸움을 한 기억은 거의 없다. 고 3때 부부가 말다툼하는 모습을 본 성욱이가 "우리집도 부부 싸움을 하네."라며 신기하다는 듯 바라볼 정도였다.
"성욱이는 리더쉽이 강했어요. 초'중학교에서 줄곧 실장을 했었고, 고교 시절에도 1, 2학년 대표, 3학년 전교회장을 맡았으니까요. 공부하는데 방해되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오히려 본인은 전혀 그런 걱정을 안하더군요.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친구들과 어울려 뛰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해요. 중학교부터 책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빌려보기 보다는 사서 보려고 하더군요."
성욱이는 역사나 철학관련 책을 즐겨 읽었다. 어려운 책보다는 쉽게 쓰여서 읽기 편한 책을 택했다. TV 토론프로그램도 즐겨보는 편이었다. 학교 도서관을 새벽 1시까지 열어두지만 성욱이는 11시30분까지만 공부하고 귀가했다. 그러다가 100분 토론과 같은 시사 프로그램이 나오면 빠짐없이 시청했다. 새벽 1시 전에 잠들어서 아침 6시쯤이면 일어나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아침공부를 한 뒤 등교했다. 정해진 분량만 공부했고, 그 분량을 일찍 마치면 등교 전에 한숨 더 자기도 했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EBS나 사설학원 동영상 강의도 들었는데, "좀 더 일찍 이런 강의를 알았더라면 학원 갈 필요 없었는데."라고 말할 정도로 좋아했다.
"크게 나무랐던 기억은 없어요. 다만 초등학교때 남동생과 말다툼하는 걸 보고 회초리를 든 적은 있었는데, 그 이후론 한번도 말썽을 피운 적이 없으니까요." 수성학군으로 옮길 생각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비싼 학원비를 감당할 여력도 없었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것 같아서 아예 생각을 안했다."고 답했다. 성욱이 IQ는 150이 넘는 것으로 어머니는 기억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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