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녀 명문대 보낸 엄마들의 이야기

2007년 입시에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어머니들을 만났다.

입시 성공기를 듣기위해 4명의 학부모들과 통화했을 때 첫 반응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았다. "제가 한 게 아무 것도 없어요. 아이가 스스로 했기 때문에 할 말도 별로 없습니다." 이런 반응을 보인 첫 이유는 쑥스럽기 때문이다. 또 괜시리 인터뷰를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속된 말로 '그래, 잘났다.'라는 비아냥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뷰 허락을 받기는 쉽지 않았다.

어머니들과 인터뷰한 결과(오히려 느낌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공통점만을 묶어보자면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었다. 사실 4명을 인터뷰한 뒤 공통 분모를 엮어내서 '이것이 입시 성공 노하우다'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듯 싶다. 따라서 아래에 정리하는 내용은 입시 성공 노하우라기 보다는 입시 성공(도대체 무엇이 성공이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입시 성적이 최상위권인 학생들만이 갈 수 있는 대학에 입학한 것을 의미하기로 하자) 학생과 학부모가 말하는 공통점일 뿐임을 밝혀둔다.

첫째, 학생들의 아이큐(IQ)가 뛰어났다. 어머니가 기억하는 자녀 아이큐는 146~150대. 지능지수가 높다고 반드시 공부를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아무튼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 학부에 입학한 학생들은 아이큐가 비범할 만큼 높았다. 인터뷰한 어머니들이 기억하는 아들의 어린 시절은 암기력이 뛰어난 것 외에 차분하고 집중력이 높았다. 그렇다고 영재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없었다.

둘째, 스스로 공부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학습지를 받아보고, 책을 읽고, 학원에 다니는 모든 활동들이 거의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하나하나 가르치고 방향도 제시했지만 그 뒤로는 알아서 하도록 지도했다는 것. 학원이나 과외를 하는 것도 아이의 필요에 의해서 선택했다.

셋째, 가정이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다. 부부 싸움이 거의 없고, 부부 중 어느 한 명의 성격이 도드라져서 아이나 배우자에게 고함을 지르거나 신경을 곤두서게 하지 않았다. 컴퓨터 때문에 자녀와 마찰을 빚을 때도 '상호 약속'을 통해 지키도록 했다. 가령 "아빠는 이것을 지킬테니 너희는 컴퓨터 사용시간을 지켜다오."라는 식이다. 아이를 심하게 나무라거나 체벌을 한 기억을 묻자 공통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이후에는 한 번도 고함소리가 없었다고 답했다.

넷째, 학교 공부에 충실했다. 매번 입시 성공기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말이다. 하지만 정답이다. 새벽 2, 3시까지 공부해서 수면이 부족해 학교에서 조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공부해야 할 때와 자야 할 때를 명확히 구분했다는 말이다. 부모 역시 학교나 교사에 대해 절대적인 신임을 가졌고, 아이에게도 '너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훌륭한 분'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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