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둘러싼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들 사이의 힘겨루기가 4년째에 이르고 있으나 시행을 목전에 둔 현재까지 세부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교육 정책에 대한 신뢰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대학별 전형계획을 최대한 빨리 확정, 발표하라는 고교와 학생들의 요구는 수 년째 무시되고 있어 교육현장의 혼선이 극에 이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04년 8월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 시안'을 발표한 데 이어 그해 10월 학생부 비중 확대, 내신 및 수능 등급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개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고교 여건과 대학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독서활동 학생부 기록 등은 금세 유명무실해졌고, 2005년 5월에는 주요 대학들이 논술 비중을 내신보다 높인다고 발표하면서 학생들은 내신과 논술 대비의 겹고통에 빠졌다.
게다가 지난해 통합교과형 논술 등 새로운 개념의 대학별 논술고사 실시계획 발표로 논술 광풍이 몰아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주요 대학들이 수능 성적 우선 전형을 잇따라 내놓자 2008학년도 입시제도의 기본 이념마저 실종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육부와 대학 사이의 힘겨루기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최종 전형계획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한 고교 3학년 담당 교사는 "현장에서는 제도의 이념이나 목표보다 얼마나 빨리 입시제도가 확정돼 안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데 교육부와 대학 모두 자신의 입장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학들의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교육부의 최근 입장에 대해서도 고교 관계자들은 "듣지도 않는 처방을 뒤늦게 내놓겠다는 면피성 발표"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현재 4~8%선인 대학들의 내신 실질반영비율을 끌어올리기도 힘들 뿐더러 교육부 계획대로 10%까지 올려봐야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것.
오히려 내신 중심 전형 외에 수능 중심, 대학별 고사나 특기 중심 등 대학들의 다양한 전형 추구가 현 시점에서는 수험생들에게 선택 폭을 넓혀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윤일현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내신과 수능, 대학별 고사라는 세 마리 토끼를 쫓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라며 "늦어도 수시 지원을 고민해야 하는 여름방학 이전까지는 대학별 전형계획이 확정, 발표돼야 그나마 수험생들의 합리적인 전략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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