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불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조기 발생 건수가 전에 없이 증가한 게 첫 번째 특징이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전국에 난 산불은 203건으로 최근 10년간의 매년 이맘때 평균 122건보다 66%나 증가했다. 작년 경우 3월 25일에 발생 건수 200건에 도달했으나 올해는 그 시기가 3월 10일로 15일이나 앞당겨졌다. 나무 심을 適期(적기)가 10여 일 빨라지는 등 봄이 앞서 온 것과 연관 있을 터이나, 그 탓에 진작부터 산불경보가 내려지기 시작했고 비 오는 날을 빼고는 5월까지 같은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기도 하다.
그런 중에 올해는 放火(방화)가 많아졌다는 점도 특별히 주목된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방화성 야간 산불은 벌써 36건에 도달, 10년 평균치(17건)의 2배를 넘었다고 했다. 역내 경우 지난 6일 포항에서 10여 분 간격으로 산불이 잇따라 방화 의심을 샀고, 그 다음날에는 영천에서 비슷한 유형의 산불이 나더니 10일 밤에는 그 두 지역에 걸쳐 무려 5건이나 되는 연쇄 방화가 저질러졌다.
대구'경북은 산불이 유달리 많이 나는 곳이어서 걱정이 더 크다. 산림청의 최근 3년간 전국 통계에 따르면 산불 총 발생건수 1천537건 중 258건이 경북에서 발생했다. 건수로는 전국 最多(최다)였고 피해 면적으로도 강원도에 이어 두 번째를 마크한 것이다. 게다가 경북은 2001년과 2002년 포항권에서 20여 회의 방화성 산불까지 겪은 바 있다.
산림 당국이 서둘러 방지활동에 나섰다는 소식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지방정부들이 예방활동에 재빨리 손을 쓰고, 산림청은 광고까지 해 가며 경각심을 높이려 한다는 것이다. 예천군청은 산불 예방 군민 5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영양에서는 경찰이 나서서 이 일에 치안 역량을 집중한다고 했다. 흔히 산불 대책은 산림 행정 부서만의 일인 듯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경찰도 마음먹기에 따라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것 같아 더욱 믿음직스럽다. 하지만 곳곳에서는 아직도 안일함이 여전, 지난 14일 오후 대구 와룡산에서는 산림 작업 중이던 공무원들이 산불을 내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특별히 경계심을 높여 심상찮은 올해 산불 상황에 잘 대처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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