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당초 경선불참 선에서 입장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한나라당과의 절연을 선언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탈당 선언으로 인생의 '세 번째' 갈림길에 서게 됐다. 첫 번째는 서울대를 입학해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을 때이고, 두 번째는 민주화가 찾아 온 1980년 '데모 때문에 텅빈 머리를 채우려' 갑자기 영국 옥스퍼드 대학으로 늦깎이 유학을 떠났을 때다.
그런 그가 정치인으로서, 대선주자들 중 한 명으로서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당적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가더라도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손 전 지사 자신도 "새롭지만 거친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취할 수 있는 향후 정치 행보 중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여권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제 3지대 창당' 작업 참여와, 새로운 정치지형 구축 등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 장소를 당초 4·19 기념관에서 백범 기념관으로 옮긴 것을 두고 여권과의 연대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백범기념관은 지난 15일 여권 중심의 중도의원 모임인 '전진코리아'의 창립장소였다.
이날 탈당 선언은 또 대선 이후를 염두해 둔 행보로 읽힐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손 전 지사는 최근 "내가 무엇이 되는가를 보지 말고 내가 어떻게 하는가를 지켜 봐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연말 대선보다는 정치개혁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대선 이후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까지 생각해 둔 말로 해석되는 대목.
하지만 대선을 전제로 탈당한 정치인들이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는 현실 정치의 벽과 경선 불참으로 그의 정치 행보가 그친다면 국민들에게 잊혀질 수 있다는 점 등은 여전히 우려점으로 남아있다.
특히 갑작스런 탈당 선언으로 사기가 떨어진 캠프와 조직력 향상은 가장 넘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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