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속 교과서 따라잡기)봄을 맞는 수서생물

3월 17일자 매일신문에 시민들이 제안한 생태체험장 아이디어 기사는 도시민들이 생태 환경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그 현주소를 알게 했다. 도시의 개발과 생태 환경을 어떻게 조화롭게 하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가장 좋은 생태 환경은 자연상태 그대로이다. 대구에는 신천과 금호강 이외에도 생태체험장으로 이용할 만한 곳이 몇 군데 있다. 도심과 인접하여 그런대로 자연 상태가 유지되는 상인동의 달비골이며 가창저수지의 골짜기, 팔공산 자락의 동화천, 지산 범물동의 진밭골 등이다.

지난겨울부터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을 준비하고 있는 20여 명의 자연체험지도사들이 진밭골에 현장 답사를 나갔다. 도심과 가깝고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진밭골을 찾았는데 봄의 기운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골짜기의 저수지를 한참 지나 개울 관찰을 시작하였다. 개울 가장자리에는 벌써 산괴불주머니가 꽃대를 내밀고 있었다.

▶1급 청정수 진밭골

팔을 걷어붙이고 개울의 돌들을 뒤집어 관찰을 하는데 벌써 많은 수서곤충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봄을 맞을 준비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다슬기들이 돌마다 달라붙어 있고 가끔씩 물달팽이도 보였다. 하루살이 유충들은 열심히 돌 위를 기어다니며 사람의 손길을 피하기 위해 분주하다. 납작하게 붙은 물삿갓벌레들이 바다의 따개비처럼 몇 마리씩 붙어있기도 했다. 그 밖에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작은 벌레들의 움직임을 풀 솔로 쓸어서 루페를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물살이 세지 않고 작은 소(沼)처럼 낙엽과 돌이 쌓인 곳을 뒤지니 '버들치'가 보였다. 인기척을 느낀 탓인지 흐르는 물쪽으로 날쌔게 달아났다. 버들치는 1급 청정수에만 서식하는데 이곳이 바로 1급수의 청정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했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인 쪽의 한 곳을 뒤지니 낙엽과 돌 사이에 약지 크기의 미꾸라지들이 여러 마리 뒤엉켜 겨울을 지내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자연체험지도사들은 그 중 한 마리를 건져내어 사진을 찍고 만져도 보고 다시 물에 놓아주었다. 나머지 미꾸라지들은 달아날 기운도 없는지 뒤엉킨 채 가만히 있다. 물속의 낙엽을 이불 삼아 월동을 한 것으로 보이며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아 먹이를 못 찾아 허기진 모습으로 여겨졌다.

조금 위에서 관찰을 하던 지도사들은 도롱뇽의 알을 채집하였다. 도롱뇽은 이른 봄 고인 물에다 알을 낳기에 사람들은 잘못 알고 개구리 알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6차 교육과정 자연책에는 개구리 한살이가 나오는데 알이 부화되고 올챙이가 자라면서 도마뱀처럼 길게 기어다니는 도롱뇽을 이상한 개구리라고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진밭골의 수서생물

이러한 골짜기에는 보기가 징그러운 옴개구리가 많이 서식했는데 찾아보기를 원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 뿌구리라고 하는 '동사리'를 발견했는데 이내 달아나 추적하기가 힘들었다. 출발하기 전에 맑은 1급수에만 사는 '플라나리아'에 대하여 사전 지식을 갖고 출발했다. 작은 돌에 붙어서 기어가는 거머리 같은 것을 루페로 보니 분명하게 눈이 둘이 있고 머리는 삼각형이며 배쪽에는 입도 보이는 플라나리아다. 플라나리아는 실험용으로 많이 쓰는데 칼로 몇 토막을 잘라도 자른 수만큼 다시 재생하는 특이한 물벌레이다. 팔공산의 깊은 계곡 쪽에서나 찾을 수 있는 플라나리아가 진밭골 개울에서 이른 봄에 만날 수 있었다는 게 행운이었다.

▶교과서에서는

물속생물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하천에 대한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교과에서는 수서생물 관찰 활동으로 초교 1학년은 개구리알을 관찰하고, 3학년은 어항속의 생물을 관찰하게 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금붕어 만들기, 어항 꾸미기 등이 있으며 물에 사는 생물과 환경, 먹이의 관계를 파악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물속생물의 알 낳는 습성을 통해 생물들의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수서동물과 관련한 수업은 주로 3학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교육 진행: 아이눈체험교육원, 도움말: 김상기 교사(대구대진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