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42)임팩트·32

필드서 굿샷 "리듬을 타라"

'골핑 머신'의 저자인 호머 켈리는 좋은 골프 스윙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세가지 필수 덕목으로 안정감 있는 머리의 위치, 리듬, 그리고 균형을 꼽았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완벽한 스윙이라도 이 세 가지가 지켜지지 않으면 일관성 있는 구질이 나올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연습장에서는 공을 똑바로 멋지게 날려 보내는데 필드만 가면 공이 산으로, 들로 다니는 주말 골퍼라면 십중팔구 이 세가지 덕목들을 잘 지키고 있지 않을 공산이 높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스윙의 리듬감을 잃어버려 라운딩 내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류 프로들의 스윙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점이 있다면 바로 한결 같은 리듬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 모든 운동이 리듬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골프 만큼 일관성있는 리듬을 유지하기 힘든 운동도 없다. 그 이유는 바로 공이 가만히 있다는 점 때문이다. 움직이는 공을 치는 테니스나 배드민턴 같은 운동은 경기의 흐름과 진행 자체가 리듬이다. 상대방이 움직이고 공도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긴장해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리듬감 있게 움직이며 반응을 해야 하는 운동들인 것이다.

하지만 골프는 다르다. 골프 공은 내가 휘두른 클럽에 맞아 날아갈 때까지는 죽은 공이다. 공이 어느 정도 리듬감 있게 움직여 준다면 오히려 스윙의 리듬을 유지하기가 쉽겠지만 그렇지가 않은 것이 골프이다. 순전히 골퍼 자신이 리듬을 만들어 내야 하니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것도 양쪽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좁은 페어웨이를 눈앞에 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한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공을 치게 되는 연습장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리듬을 타게 되나 필드에 나가서는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이 리듬을 의식하지 못한 채 공만 열심히 때리게 된다. 이 점에서 프로들의 연습 방법은 일반 주말 골퍼들과는 많이 다르다. 프로 골퍼들은 의식적으로 리듬을 인식하고 반복적으로 유지하는 연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먼저 자신의 스윙 리듬과 템포를 고려하여 적당한 길이의 문장을 정한다. 이 문장은 스윙 동작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 좋다. 예를 들자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와 같이 어느 정도의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문장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 문장을 소리를 내어 반복해서 읽으며 어드레스를 하고 스윙을 해보는 것이다. 스윙 중 목소리의 톤이 바뀌지 않도록 하여야 하는데 백 스윙이나 다운 스윙을 갑작스럽게 한다거나 하면 목소리가 갑자기 커지거나 소리가 아예 멈추는 현상이 나오기도 한다. 연습장에서 어느 정도 숙달이 되면 필드에 가서도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쉽게 자신의 리듬을 유지할 수가 있다. 굳이 소리를 내기가 민망하면 콧노래를 부르듯 마음 속으로 소리를 내며 스윙을 하여도 좋다.

조금은 독특하지만 스윙에 대한 복잡한 생각을 줄이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리듬감 있는 스윙을 끌어내기 위해 많은 유명 프로들이 실제로 시합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니 주말골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배창효 스윙분석 전문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