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孫 어디로?…범여권과 연대 세력화 시도할 듯

'배신자''변절자'란 비난까지 받으며 한나라당을 떠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탈당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20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천천히 생각하자. 앞으로 먼 길이 남아 있다."며 신중했다.

하지만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특히 기존 정당들의 대선후보가 오는 9월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의 신중한 행보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손 전 지사를 끌어들이려는 범여권 세력과 본인 스스로도 '새로운 정치'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 어떤 식으로든 정치 중앙에 다시 서려는 행보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다면 중도모임인 '전진코리아'를 매개로 세력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도 개혁성향의 '전진코리아'는 비(非) 열린우리당-반(反) 한나라당을 기치로 내건 각 분야의 30, 40대 386운동권 출신이 중심이 된 조직. 그가 주장한 새로운 정치 질서와 맞아떨어진다.

손 전 지사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전진코리아는)창조적 정치세력의 일원이 될 수 있다."며 "내가 주체가 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불쏘시개나 치어리더도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범여권 대선주자 지지도 1위라는 위상을 적극 활용한다면 '전진코리아'를 기반으로 범여권 통합을 이뤄낼 수도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탈당 기자회견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박원순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과 "드림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밝힌 그는 이날도 "부정하거나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탈당파 천정배 의원 등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면 폭넓게 같이 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한명숙 전 총리 등 범여권 후보들과의 단일화 작업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손 지사의 현주소는 신당을 만들 자금도, 선거를 치를 조직도 없는 신세다. 더욱이 역대 큰 선거를 앞두고 탈당해서 성공을 거둔 전례가 없다는 점은 그의 이번 정치실험 성공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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