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와 함께)"고3 취업교육 왜 막나요"

외부 위탁과정 희망해도 허용않아…학교측 "수업 마치고 가라고 권고"

"어려운 가정 사정 때문에 딸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법적으로 보장된 취업준비 무료 위탁교육을 받으려는 데 학교가 허용해주질 않습니다."

김천 모 여고 3년생 자녀를 둔 김모(52) 씨는 "딸이 취업준비를 위해 교육부의 '일반계 고교 직업과정 위탁교육'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학교 측이 제동을 걸고 있다."며 항의했다.

김 씨는 "이달 초부터 시행된 위탁교육에 대비하고 하루라도 빨리 미용 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딸이 지난 2개월 동안 사설학원에서 전문가 수강을 받는 등 나름대로 준비했으나 물거품이 될 지경에 놓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해 학생 2명을 10개월 과정의 위탁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던 이 학교는 이번에 교육 신청 의사를 밝힌 고3 학생 5명 모두 승인을 하지 않아 해당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도내 다른 고교에서는 희망 학생 신청을 받아 위탁교육에 참여시킨 것으로 밝혀져 형평성 시비를 낳고 있다.

이에 학교 측 관계자는 "장기간의 위탁교육으로 다른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규 수업을 마치고 취업준비를 하도록 권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북도교육청 이형규 장학사는 "고교생 조기취업과 취업선택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교육부의 특수정책으로 도내 다른 학교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유독 해당 학교만 이행이 안돼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무료 위탁교육은 직업전문학교, 간호·미용·요리 학원 등 경북도교육청이 선정한 도내 18개 교육 전문기관에서 올 연말까지 10개월 과정으로 운영된다.

교육은 매주 월~금요일 주 5일, 1일 7시간씩이며 교육 참여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은 소속된 학교에 등교하도록 규정돼 있다.

도교육청은 현재 고교생 100여 명이 각종 전문기관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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