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속에 우리 농촌에서는 시름이 깊습니다. 그래도 흙에서 희망을 일구고 내일을 설계하는 참농꾼들도 많습니다.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우수농장을 소개합니다.
이 농장들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설 농촌정보문화센터가 우수농업 경영체 발굴 및 홍보사업을 위해 농림부, 농촌진흥청, 경상북도와 함께 선정한 곳입니다. 농촌정보문화센터는 전국적으로 이 사업을 펴고 있습니다.
■ 김천 보람이농장
김천 조마면 대방1리 속칭 옥계마을에 위치한 '보람이 농장'. 사과 과수원 7천 평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이 농장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홈페이지(www.boramfarm.net)를 통해 사과나무를 분양받아 수확까지 할 수 있는 '사이버 팜'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사이버 농장을 통해 사과나무를 한번 심어 보세요.'라는 농장 홍보 카피에서도 알 수 있듯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분양받은 사과나무의 성장 과정을 동영상으로 지켜보거나 직접 관리하며 수확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농장이다.
사과가 왕성하게 열리는 7, 8년생 부사 한 그루의 분양가는 1년에 8만 2천 원.
일반적으로 한 그루에서 사과 25~30㎏(100개 정도)이 수확돼 15㎏ 상자당 10만 원을 오르내리는 사과값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라는 게 농장 측의 설명. 만약 분양받은 사과나무에서 사과 25㎏을 수확하지 못할 경우 농장이 부족한 양을 보태주고, 그 이상의 사과를 수확한다면 물론 다 가져도 되는 조건이다. 또 한 번에 다 못가져 가면 농장의 저온창고에 보관했다가 명절 등 필요할 때 택배로 받아 쓰면 된다.
나무 관리는 물론 사과를 택배까지 해 주기 때문에 농장을 한 번도 찾지 않고 인터넷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자녀들과 농장을 찾아 사과나무를 손수 관리하고 수확까지 한다면 기쁨은 배가된다.
보람이농장은 텃밭·민박·소비자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 주말 농장 형태를 병행 운영하면서 소비자를 생산과정에 직접 끌어들여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1천 평 자두밭에서 생산된 자두와 200평 텃밭에서 재배되는 배추, 무, 상추, 호박, 옥수수, 감자 등은 소비자들이 농장을 찾을 때 필요한 만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5인 가족 기준 1일 1만 원이면 텃밭에서 생산된 야채들을 그냥 제공받아 밥을 해 먹고 잠을 자며 사과나무를 관리할 수도 있다. 농장 뒤편에 물 맑은 계곡까지 있어 여름에 가족들이 찾으면 더욱 좋다. 또 4월 사과 꽃이 필 때나 수확철에는 소비자들을 초청해 우리 콩 손두부 만들어 먹기, 자두 먹기, 사과나무 관리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장을 운영하는 박병윤(50)·백정숙(48) 씨 부부는 24년째 이곳에서 사과농사만을 짓는 아주 순박한 농사꾼이다. 1996년 사과 전업농으로 지정된 이들 부부는 철저히 친환경농법만을 고집, 마을에선 이 집 사과를 '안심 사과'라고 부를 정도. 지난해 5월에 이어 올해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 인증서(저농약)를 받아 품질 신뢰를 더 높였다.
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취재 지원:농림부, 농촌진흥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설 농촌정보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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