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빅2'에 양다리…한나라 시·도위원장 부럽다?

대구·경북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동료 의원이 있다. 박종근 대구시당위원장과 김광원 경북도당 위원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내 대선 경선 양강(兩强)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당 대표 모두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때문에 지역 국회의원들은 타 지역 국회의원들보다 처신이 자유롭지 못하다. 두 주자 측으로부터 끝없이 지지를 부탁받아 심적 고통도 더하다. 참다 못해(?) 일찌감치 줄서기한 의원들도 적잖다. 그래서인지 박 위원장과 김 위원장은 동료 의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회의원과 시·도당 위원장 직함을 동시에 보유, 경선구도에서 처신이 다른 국회의원들보다 훨씬 자유롭기 때문. 당 후보가 결정돼도 소위 '찍힐' 우려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19일부터 3일간의 박 전 대표 경북방문에는 친박(親朴)그룹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이 거의 참석했다. 이 일정에는 당내에서 친이(親李)그룹으로 분류된 김광원 위원장이 같이했다. 당원들의 간담회 자리에선 박 전 대표를 극구 칭찬도 했다. 실제 20일 울진에서의 당원 간담회에서는 김 위원장이 박 전 대표에 대해 "어려울 때 당을 살려왔던 여장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자가 김 위원장에게 "이제부터 박 전 대표를 돕는 것이냐?"고 묻자 "도당 위원장으로서 한 말"이라며 박 전 대표 칭찬 이유를 밝혔다.

박종근 위원장도 기자간담회 등 공개석상에선 항상 자신은 '중립'이라고 공언해 왔다. 박 위원장은 지난 1월 전국의 한나라당 시·도당 중 가장 먼저 이 전 시장과의 당원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당내에서 그는 박 전 대표의 대구책임자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위원장은 '중립'으로 처신해야 할 때는 시·도당위원장을 내세우고, 국회의원 자격으로는 자신이 지지하는 당내 대선주자를 위해 일하는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두 위원장 측근들은 "위원장이 중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며, 국회의원 개인자격으로는 정치적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했고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는 "위원장과 국회의원 역할의 경계가 있는가?"라며 의아스러워하는 반응도 적잖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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