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국회의원 회관. 4·25 재보궐선거 경북 봉화군수 후보 선정을 위한 한나라당 중앙당공천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 지역구의 3선 국회의원인 김광원 경북도당 위원장이 참석했고, 특정인을 전격 추천했다.
공심위원들은 망설인 끝에 도당위원장의 추천안을 일단 수렴하지 않고 오는 25일 저녁 다시 공심위를 열기로 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 공심위원들은 도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압축한 4명의 후보를 정밀 심사, 적격자를 가리기로 했으나 갑자기 도당위원장이 단수 후보를 추천함으로써 혼선을 빚은 것.
당 일각에서는 '단수 후보 추천은 그동안의 공심위 심사를 무용지물로 전락시키고, 공심위 자체를 들러리로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 공심위원은 "김 위원장은 단수 후보를 추천하면서 별다른 당위성을 설명하지 못했다. 실제 네번의 여론조사에서 4배수로 압축된 후보들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고, 오히려 몇몇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조사 결과도 들쑥날쑥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후보별 변별력이 없는 상황에서 공정 경선을 위한 공심위를 부정하듯 자신이 단수 추천한 인물에 대해 외부에 일체 함구하는 한편 공심위원들에게도 단단히 입막음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변형된 밀실 공천'이라는 지적이 당내 일각에서 이는 등 개운찮은 뒷맛만을 남기게 됐다.
김 위원장의 '오버페이스'는 중앙당 공천심사 이전부터 예견됐었다. 실제 김 위원장은 봉화군수 당 후보는 지역에서 추천해야 한다며 그동안 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를 압박하는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
역설적으로 자신의 지역구 군수 후보는 자신이 직접 뽑겠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할 수도 있는 발언이었던 것. 또 김 위원장은 일찌감치 중앙당이 공천심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도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봉화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전직 군수 등 군수출마 예상자 3명에 대해'탈당 전력', '여당 입당 전력', '해당 행위' 등의 이유로 입당조차 시키지 않았다. 당시 이들 입당거부자들은 "김 위원장의 횡포"라고 주장하며 크게 반발했다.
봉화군수 당후보 추천과정을 두고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언제까지 한나라당 공천='들러리', '밀실'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느냐."는 반응이 적잖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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