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있어요
초등학교 저학년의 두 딸과 유치원생 아들, 삼남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얼마전 아래층의 이웃이 두 어르신 부부만 사는 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무척 신경이 쓰입니다. 콩콩거리는 아이들을 연신 주의시키기는 하지만 그 때 뿐이고, 붙잡아 두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웃간에 얼굴 붉힐까 걱정입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이렇게 해보세요
개구쟁이들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시겠습니다. 사내아이를 키운 경험이 제게도 있는지라 님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하지만 이웃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는 님의 고운 마음은 이웃간에 소통의 단절로 더불어 살 줄 모르는 각박한 작금의 현실에 던지는 희망 메시지같습니다.
주거형태가 공동주택 중심으로 바뀌면서 층간소음 문제는 가장 흔한 이웃간 분쟁거리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로 인한 갈등이 때때로 주먹다짐으로 번지기도 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일들이 대중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들려오곤 하지요.
이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를 굳이 거론하자면 건축단계에서 방음대책을 소홀히 한 시공사를 탓할 수 있지만, 규정대로라 하더라도 소음이란 것이 완벽하게 제거될 수 없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님의 경우처럼 어린 아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가정은 본의아니게 가해자가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음향학 전문가들에 의하면, 회식이나 파티장의 여러소리들 중에서 내가 듣고자 하는 소리를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여러가지 음원중에서 원하는 소리만을 선별해 듣는 청각 능력을 이른바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 부른다는군요. 또 시작과 끝이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소리인 생활소음에 비해 층간소음은 간헐적이고 불규칙한 충격음인 까닭에 체감소음이나 불쾌감은 증폭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서 층간소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아래층에서 느끼는 체감소음이나 불쾌감이 반드시 객관적인 소음지수와 정비례하는 것이 아닌만큼 그분들의 불편함을 공감하고 이해 할 필요가 있겠지요.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어쨋든 본의아니게 타인에게 불편을 끼치게 된다면 웃는 얼굴과 부드러운 말씨로 그 분들께 먼저 고개숙여 양해를 구하는 것은 어떨지요? 과일 몇알과 미안한 마음도 함께 동봉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그 분들도 예전엔 어린자녀들의 부모였을테고, 어쩌면 지금, 혹은 앞날에 손주들의 할아버지며 할머니일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거개는 다툼이 있을 때 사건의 본질보다는 대응태도가 문제가 되어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로써 천냥빚을 갚기도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더러 있지요. '단독주택에 살든가 맨 꼭대기층에 살지', '공동주택에서 그 것도 이해 못해?'등의 생각은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아래층이 영원한 아래층이 아니듯 위층 또한 언제나 위층일 수는 없습니다. 아래층은 그 아래층의 위층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누구나 층간소음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미래의 언젠가 지금과 정반대의 입장이 될 때는 잊지말고 먼저 이해하고 많이 참아주는 너그러운 이웃사촌이 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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