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등학교 1학년 자녀, 이럴땐 이렇게...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아직 어리광이나 부리는 우리 아이가 단체생활인 학교에 잘 적응할까? 공부는 잘 할까? 다른 아이들에게 얻어맞지는 않을까? 혹여 왕따가 되지는 않을까?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와 교사가 만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학부모는 걱정을 토로했고 교사들은 조언과 당부를 했다.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초등학교 1학년 1반 이승민군과 어머니 김소연씨, 역시 1학년인 류영재군의 어머니 이영미씨, 1학년 1반 담임인 천미향 선생님과 교무부장 반해정 선생님이 대화에 참가했다. -전문-

△ 친구와 싸우거나 맞았을 땐?

김소연씨가 집 앞에 초등학교를 두고도 좀 먼 경북대 사대부속 초등학교에 승민이를 입학시킨 이유는 '아이가 친구들한테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승민이는 누가 괴롭혀도 맞서지 않고 그저 참거나 우는 편이다. 김소연씨는 주변 엄마들로부터 사대부속 초등학교 학생들이 비교적 순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했다.

다행히 승민이는 학교가 재미있다고 했다. 친구들 만나는 것도 즐겁고, 선생님도 정답게 대해 주신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단체 생활을 하다보면 싸울 수도 있다. 친구와 싸워서 얻어맞고 왔더라도 상대방 부모님께 바로 전화해서 퍼붓거나, 자녀에게 그 친구와 앞으로 놀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니다. 담임 선생님께 상황을 전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담임 선생님이 두 아이를 불러 자초지종을 듣고, 각자의 잘잘못을 이해시킨 후, 화해 시키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

△ 아무래도 학교는 조심스럽죠

학부모들은 일단 학교와 선생님이라면 어려워한다. 그래서 자녀와 관련해 꼭 해야 할 말, 알려야 할 정보도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친구에게 얻어맞고 왔을 때도 선생님에게 상담을 청하는 대신, 나쁜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는 것 역시 학교와 선생님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담임 선생님께 꼭 알려야 한다. 담임 선생님이 부모님들만큼 아이들을 세밀하게 알기는 어렵다. 자녀의 성격상 특징이나 학업상의 문제, 교우관계 등 사소한 문제라도 알려주면 선생님들이 좀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부모님들이 지나치게 긴장하면 학생들도 긴장한다. 선생님을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녀의 생활과 학업지도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바른 생활태도 익히기는 학교와 가정의 연계지도가 중요하다. 학부모들이 교사와 상담은 물론, 교과서의 학생 실천 기록난이나 가정통신을 통해 교사와 협동해서 지도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운 바와 집에서 보는 바가 서로 다를 경우 아이들은 가치관에 혼동을 느끼거나 바른 생활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태도와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인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어른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들이 일상적인 언행과 태도, 사고방식 등에서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어야 한다.

△ 공부는 어느 정도 해야 할까

부모들은 자녀가 경쟁에서 이기기를 무조건 바란다. 발표도 숙제도 시험도 1등 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발표 연습도 무척 많이 해 온다. 자녀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오늘은 어떤 발표를 했느냐?'고 묻는 부모님들도 많다. 발표훈련과 아이답지 않은 훌륭한 숙제 등은 자녀의 발달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보면 학교가 싫어지고, 공부가 싫어질 수 있다는 게 선생님들의 의견이다.

천미향 선생님은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때는 공부보다 학교생활 적응이 중요하다. 경험으로 볼 때 초등학교 1학년 때 공부에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나중에까지 잘 하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다. 1학년 때 학교생활 잘 적응하고 바람직한 생활태도를 익히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를 잘한다. 바른 생활태도가 곧 학습능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공부…공부'를 강조하면서 학원에 많이 보내면 결국 아이들이 지친다고 충고했다.

교사들이 말하는 초등학교 1학년에 적당한 학습 수준은 국어는 읽기, 수학은 1∼10까지의 개념 익히기 정도였다. 1학년 1학기는 받침 없는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고, 수학은 10이하의 개념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다. 특히 수학은 선행학습을 많이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7차 교육과정의 특징이 '과정과 개념 익히기'인데, 이미 결과를 아는 아이들은 개념과 과정에 흥미를 못 느끼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나중에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어와 수학 이외 다른 과목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해올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 도벽 있는 아이는 이렇게….

아이들 중에는 도벽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교사들은 저학년 아이들의 도벽은 발달 과정 중에 드러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충동에 의한 것일 뿐 선'악의 문제로 접근할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나쁜 결과를 잉태한다. 한두 번의 도벽이 습관이 되고, 습관에 재미를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천미향 선생님은 "자녀의 도벽은 대체로 부모님들이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인정하지 않고 숨기려 들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녀에게 도벽이 있다면 선생님께 미리 당부를 전하면 된다. 선생님이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른 생활에 대해 좀 더 강조하고, 도벽 있는 아이가 훔치고 싶은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배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벽이 있는 아이가 사소하지만 착한 일을 했을 때 선생님이 많이 칭찬을 해주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도벽을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 월요일이면 학교 가기 싫어

주 5일제 수업이 확산되면서 이틀을 쉬고 난 후 월요일이면 유독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틀쯤 집에서 부모님의 보호과 배려, 사랑을 듬뿍 받다가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밖에 없는 학교에 가기 싫어지는 것이다.

반해정 선생님은 "월요일 아침마다 아이들과 실랑이를 벌이지 말고 담임 선생님에게 상황을 전하는 게 좋다. 아이의 습성을 잘 설명하면, 선생님들이 아이가 학교에 재미를 붙이도록 유도할 수 있다. 등교하면 꼭 안아주거나,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갑다며 엉덩이를 두들겨 주거나, 사탕 하나를 건네기만 해도 아이들은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억지로 달래서 보내기보다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드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 자녀의 자립심을 키워라

요즘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향을 보인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모든 것을 챙겨주고, 배려해주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숙제 검사를 해도 자신이 제일 먼저, 발표를 해도 자신이 제일 먼저 하기를 원한다. 모두 자기가 최고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단체 속에서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 공동체를 생각하고,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태도를 말이 아니라 평소 체험을 통해 길러주어야 한다.

선생님들은 "자녀를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것이다. 일정부분 믿고 맡김으로써 자립심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생활이나 학습에서 약간의 혼동, 부족한 이해, 약간의 좌절은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다. 이 자연스러운 주춤거림을 전부로 오해해 부모가 지나치게 염려하거나 주눅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챙겨 주는 데 너무 익숙한 아이들은 이기적이며 나약한 아이가 되기 십상이라고 충고했다.

△ 교통사고'성폭력 예방'예방 접종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이들은 혼자서 걸어다녀야 한다. 학부모들은 교통사고와 안전사고 예방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게 하고, 공사장이나 차도와 인도에서 장난을 치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야 한다. 단순히 '장난치지 마라'고 말하기보다 '어째서 장난을 치면 안 되는지' 이유를 설명해주는 편이 좋다. 특히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자주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

취학 전에 홍역(MMR)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은 2회 예방 접종(만 12∼15개월, 4∼6세)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소아마비, DPT 예방접종도 만 4∼6세에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 홍역은 제2군 전염병으로 예방 접종 받지 않은 아이가 환자와 접촉하는 경우 95%이상이 홍역에 걸릴 만큼 전염성이 강하다. 취학 전에 접종해야 하는데,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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