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무섭게 변하는 창업 트렌드 속에서도 최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퓨전'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퓨전이 외식업에서 여전히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퓨전이라고 거창한 것은 아니다. 기존 방식에 조금만 덧칠하면 새롭고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돼지고기가 스테이크로 변신
스테이크라 하면 보통 쇠고기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돼지고기가 스테이크로 변신하면 어떨까. 대구 달서구 두류2동에 자리한 '아지트 스테이크전문점'에서는 돼지고기와 치킨을 재료로 한 스테이크를 판매해 스테이크에 퓨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퓨전 스테이크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1만~2만 원하는 스테이크를 6천 원에 맛 볼 수 있다. 맛 또한 여느 스테이크에 뒤지지 않는다. 독특한 소스를 이용해 스테이크의 느끼한 맛을 없애고 매콤달콤함이 느껴진다.
가격과 맛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덕에 아직 문을 연 지 20여 일밖에 안 되었지만 많게는 하루 9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박은희(37·여) 사장은 "평일엔 인근 사무실 직원들과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주말엔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이곳 스테이크의 또 다른 특징은 접시가 50㎝가 훌쩍 넘을 정도로 크다는 것. 박 사장은 "손님이 시각적으로 푸짐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인근 사무실이 많아 적잖게 배달하라는 유혹도 받지만 박 사장은 "절대 안 된다."고 외친다. 스테이크는 식으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 배달을 했다간 곧바로 음식점 이미지에 타격을 받기 때문이란다.
◆낮에는 경양식, 밤에는 와인
대구 북구 침산3동에 자리한 '오감도'는 여느 레스토랑처럼 실내가 예쁘고 분위기 있는 곳 정도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촌에 위치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조맹희(44·여) 사장은 "침산동에는 상가가 많이 없어 동네에 명소를 하나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민들이 손님이 찾아왔을 때 대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
하지만 이곳의 더 큰 매력은 퓨전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촌에 위치하다 보니 낮에는 주부들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돈가스나 스파게티 등의 경양식을 파는 음식점으로, 밤에는 직장인들이 분위기 있게 술 한잔 할 수 있는 바(bar)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 조 사장은 "정통 레스토랑의 개념보다는 모든 계층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요리 또한 평소 조 사장이 전국 맛집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해 엄선한 것들로 퓨전이 가미되었다. 훈제연어샐러드, 홍합찜 등 특색을 가진 요리들이 많은 것. 조 사장은 "계절마다 요리 메뉴를 조금씩 바꾸고 채소도 철에 맞게 사용한다."고 했다.
이곳은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래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많을 땐 하루 1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단다. 조 사장은 "퓨전이란 이름을 내건 만큼 앞으로 한식풍의 음식도 추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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