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이 환영 일색이던 범여권에 또 다른 파장을 던지고 있다. '함께 하자.'고 적극 나선 의원들이 있는 반면, 미리부터 선긋기에 나서며 그를 차단하고 나서는 대권주자도 적잖기 때문.
전진코리아 창립대회에서 손 전 지사와 만난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은 "손 전 지사의 고뇌에 찬 결단을 뒷받침해야겠다."며 "어떻게든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손 전 지사가 탈당한 것은 범여권의 후보가 되고자 하는 작은 생각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의미있는 흐름이 만들기 위해 귀국한 뒤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보겠다."고 '전진코리아' 등을 전초기지로 한 제3의 중도개혁 정치세력화를 시사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들도 손 전 지사를 옹호했다. 민생정치모임 정성호 대변인은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 판단하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라며 "대통령이나 대선 예비주자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손 전 지사의 범여권 후보추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의 손 전 지사를 '보따리 장수하듯 정치를 한다.'고 비판한 후 다시 김혁규 의원이 노 대통령 발언을 옹호하고 나서 손 전 지사로부터 범여권 후보 보호론을 펼쳤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의 정책과 정체성을 계승할 수 있는 후보 중에 나와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손 전 지사를 배제했다.
대선주자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천정배 의원 역시 "한나라당에서 10여 년간 주도적 위치에 있었던 손 전 지사는 '제2의 이인제'로 필패카드"라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도 "다른 후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정도가 아니다."며 "당내 훌륭한 후보들이 많이 있는데 성급하게 얘기하지 말자."고 손 전 지사에 대한 얘기를 차단했다.
한편 1997년 대선 때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한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이 시대가 요구하는 명분이라며 옹호하는 발언을 했으나 손 전 지사는 '제2의 이인제'에 묶이는 것을 우려,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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