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쪽샘지구 종합 발굴에 거는 기대

경주가 한국의 대표 古都(고도)답게 역사도시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큰 계기를 맞았다. 최대 규모의 신라고분군이 존재한다는 쪽샘지구 종합발굴이 드디어 착수된 것이다. 그 일대 16만 5천여 평은 40년도 더 전에 이미 사적지구로 지정됐지만, 이뤄진 발굴은 1970년대의 천마총'황남대총이 마지막이었다. 나머지 15만 5천여 평까지 포괄하는 종합 발굴 및 관광자원화라는 원대한 꿈은 오랫동안 묵혀져야 했다. 그러다 2002년에야 겨우 일대 땅 매입이 시작됐고, 지난 20일엔 드디어 발굴 開土祭(개토제)까지 올려진 것이다.

쪽샘지구 종합 발굴의 의의는 물론 기본적으로는 문화재적 측면에 있을 터이다. 대부분 땅이 개인 소유지로 방치되는 사이 고분군 위에 마을과 식당가가 들어서고 그런 건물을 악용해 도굴 행위가 벌어진 경우까지 있었다는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반갑기도 하다. 하지만 경주라는 생활공간의 입장에서는 문화재적 성과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하게 될 관광도시로서의 2차적 성과가 그 못잖게 소중할 수도 있다. 발굴 이후 그 터에 세계적인 고분공원이 조성될 계획인바, 그게 오랜 세월 경주를 괴롭혀 온 관광자원 발굴의 停滯(정체) 문제에 돌파구를 열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지금껏 겨우 680억 원을 들여 3만여 평을 매입했을 뿐 땅 확보 등에만도 2천150억 원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이번에 발굴하려는 건 겨우 5천여 평에 불과할 뿐 전체 발굴에는 20년 이상이나 걸릴 참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경주시청은 벌써부터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나섰다. 발굴 작업 자체부터 관광자원화 하겠다는 것이다. 30여 년 만의 好機(호기), 모쪼록 잘 성숙시켜 경주시민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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