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육상대회 후원 결정에 도움이 된다면 아무리 바빠도 이쯤이야…."
27일 케냐 몸바사에서 열리는 2011/2013 세계육상대회 유치 결정전이라는 '절대 명제'를 위해 23일 출국한 김범일 대구시장이 이날 '007' 처럼 이동작전을 폈다.
김 시장은 23일 오후 1시 15분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에 앞서 오전 11시 구미의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기술센터 기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축사를 마친 시간은 오전 11시 20분쯤. 물리적으로는 구미에서 인천공항까지 가 출국수속을 밟고 오후 1시 15분 비행기를 타기가 거의 불가능한 시간.
김 시장은 축사를 마치자마자 윤종용 부회장이 행사 참석을 위해 타고 온 헬기에 곧바로 혼자 탑승해 인천공항으로 이동한 뒤 별다른 출국수속 없이 승용차로 활주로를 가로질러 비행기까지 가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007작전'을 방불케 한 김 시장 행보의 뒷 사정은 이렇다.
삼성전자 측은 윤종용 부회장 등이 참석하는 이 행사에 김관용 도지사의 축사를 계획했으나 마침 김 도지사는 해외 투자기업 유치차 20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은 대구시장에게 축사를 부탁했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선 삼성의 후원 여부가 절대적이었던 김 시장으로서는 아무리 바쁜 일정이더라도 거절하기가 불가능했던 것. 삼성전자는 김 시장의 바쁜 이동시간을 감안해 헬기제공이라는 예우를 갖췄다.
더구나 행사 시작 전 짧긴 하지만 윤 부회장에게 후원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요청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행사참여 강행을 결정한 중요 이유가 됐다.
김 시장은 기공식을 마치고 헬기 쪽으로 이동하면서 "답을 받은 게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확답을 해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으냐. 분위기는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미 이창희 · 김교영기자
김교영기자 kg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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