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갈/김원일 지음/실천문학사 펴냄
소설가 김원일의 장편소설 '전갈'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인혁당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 연작소설집 '푸른 혼' 이후 2년 만이다. 일제 강점기 말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리 현대사 100년을 관통하는 삼대 가족사를 통해 현대사에 함몰된 민중의 소외된 삶을 그린 작품이다.
아버지는 술주정과 폭력으로만 기억되고,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강간당해 억지로 시집와 살다 마흔도 안돼 거식증에 걸려 요양원에서 생을 마쳤다. 주인공 강재필은 강간으로 잉태된 것이나 다름없는 출생의 비밀은 물론이고 가족의 비루한 삶 자체에 대한 부끄러움을 상쇄시키는 방편으로 만주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했다는 할아버지의 삶을 복원하기로 마음먹는다.
구조면에서 염상섭의 '삼대'를 연상시키는 '전갈'은 역사의 격랑 속에서 온갖 굴욕을 견뎌내는 서민들의 생명력 또한 무시할 수 없음을 강변하고 있다. 일제강점과 이데올로기 갈등, 70, 80년대 산업개발 현장과 2000년대 '바다 이야기' 게임장까지 거시적 관점에서 펼쳐내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368쪽. 9천800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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